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촉도 2015

구름의 집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11. 12. 14:39

구름의 집

 

한때 집이었고
기둥이었던 폐기물 속에서
새들이 날아오른다
둔탁한 광물의 알 속에서
밤새 얼룩진 기도를 마친
순례자처럼
붉은 눈물의 태양을 향해 솟아오른다
누구는 스모그라 하고
누구는 먼지라고 호명하는
새들의 뒤를
몇 점 구름이 수호자가 되어
뒤따르고 있다
버려진 폐기물들은 다시 한 번
더 버려진다

 

구름의 집이라는 낭만의 집
그러나 구름은 집이 없다
몸통은 없고
날개만 퍼덕이는
하루살이처럼

'촉도 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카이 댄서  (0) 2020.11.24
번개의 초상  (0) 2020.11.18
담쟁이의 꿈  (0) 2020.11.05
이사  (0) 2020.10.29
보자기의 꿈  (0) 2020.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