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촉도 2015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12. 2. 11:41

 

씹어 주세요
내 몸의 향기와 달콤함이 사라질 때까지
이빨로 자근자근 애무해 주세요
버릴 땐 안녕이란 말은 하지 마세요
애꿎게 재회를 약속하는 것은 쿨하지 않아요
전에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 것도 예의가 아니에요
전생에 나무였다고 말하면 믿으시겠어요
나무의 눈물이 고무라 하면 웃으시겠어요
이 질기고 탄력 있는 몸매는
어쩔 수 없이 숨기지 못하겠네요
이 열등감이 집착이 되네요
이제 이 열등의 이빨로
어디든 붙어 드릴께요

 

당신이 나를 버리는 그 순간
껌은 이렇게 해석된다. 잘 안 풀린, 어려운, 잊혀진,
조건이 좋지 않은, 돈을 잘 벌 것 같지 않은 마이너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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