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촉도 2015

번개의 초상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11. 18. 01:09

번개의 초상

 

두꺼운 구름 사전의 갈피 사이에서
태어나자마자 사라져 버리는 찰나의 꽃송이
갈기갈기 부서져내려도
그러나 영원히 죽지 않겠다는 듯이
지금
열린 빗장을 넘어 달린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동토와 사막 그 사이
어디엔가 멈춰서면 다시 하나가 되는 말
그러나 그 말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말

똬리를 튼 채 긴 잠에 빠져 있는
겨울 강이 몸을 뒤척일 때마다
아직 물로 환생하지 못한 불이
없는 날개를 퍼덕이는 문장이 보인다

'촉도 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20.12.02
스카이 댄서  (0) 2020.11.24
구름의 집  (0) 2020.11.12
담쟁이의 꿈  (0) 2020.11.05
이사  (0) 2020.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