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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도 2015

담쟁이의 꿈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11. 5. 14:01

담쟁이의 꿈

 

눈을 떠도 눈앞이 캄캄한 사람들은 알지
허공에 손을 내민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꼿꼿이 서는 나무의 꿈이 사라지고
그리하여 한 뼘이라도 더,
해의 피를 따스하게 꿈꿀 수 있는 심장에
가닿고 싶은 것이 죄가 된다는 것이

 

허공에 손들이 허우적거린다
나는 새가 되고 싶지 않아
날고 싶지 ?아
그러나 어디든 끈질긴 희망의 몸에
날개가 되어 주고 싶어
저 벽의 날개
너와 나를 가르는 저 벽의 날개
견고한 모든 슬픔이
새가 되어 날아갈 그날까지
나는 푸르게 푸르게
날개를 키울 거야

 

눈을 떠도 눈앞이 캄캄한 사람들의 손이
허공에 핏줄을 새긴다
깃발처럼 펄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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