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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과 현대문화 103

소강석 목사 "흑사병 뒤 르네상스…코로나 이후 교회 확 달라져야"

소강석 목사 "흑사병 뒤 르네상스…코로나 이후 교회 확 달라져야" 중앙일보 입력 2024.03.15 00:34 업데이트 2024.03.15 11:32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백성호 기자중앙일보 종교전문기자 구독 백성호의 현문우답구독중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이제는 ‘교회 4.0 시대’를 맞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교회가 위기를 맞게 될 거다.” 12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새에덴교회에서 소강석(62) 담임목사를 만났다. 그는 “중세 때 흑사병을 거치면서 결국 인문주의와 르네상스가 일어났다. 어쩌면 코로나 사태가 한국 교회에는 하나의 흑사병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교회 3.0』이란 책을 쓴 미국의 저명한 목회자 닐 콜의 이름을 꺼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미래 사회에는 종교가 사라진다는..

소년범 열에 아홉 ‘가족사진’ 찍은 적 없어… 카메라 앞에선 마법이 일어나죠

소년범 열에 아홉 ‘가족사진’ 찍은 적 없어… 카메라 앞에선 마법이 일어나죠 [김윤덕이 만난 사람]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양종훈 양종훈 사진가는 자비를 들여 제주·서울·안양소년원 세 곳에 소년원을 찾아 가족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몇 년이 지나면 틀림없이 이 아이들이 건강한 대한민국 청년으로 탈바꿈할 것, 사진 한 장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고운호 기자 김윤덕 기자 입력 2024.03.11. 03:00업데이트 2024.03.11. 06:42 작년부터 제주 서울 안양소년원에서 아이들의 가족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양종훈 상명대 교수. 국내 손꼽히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그는 고향인 제주를 베이스캠프로 장수사진, 참전용사 사진, 제주해녀 사진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의자 없는 지하철 보며, 잔인한 ‘의자 뺏기’ 게임을 생각했다

[정희원의 늙기의 기술] 의자 없는 지하철 보며, 잔인한 ‘의자 뺏기’ 게임을 생각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의사 입력 2024.01.31. 03:00 일러스트=양진경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1월 10일 출근 시간부터 지하철 4호선 혼잡도를 줄이고자 ‘의자 없는 열차’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이 사건만큼 ‘의자 앉기 게임’ 모습을 띤 우리 사회를 잘 반영할 만한 일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게임에서는 참여자보다 의자 개수가 부족한 상태에서 재빠르게 의자에 앉지 못한 사람은 탈락한다. 게임이 진행되면서 의자 개수는 계속 줄어들고, 최후까지 의자에 앉는 데 성공한 1인만 승자가 된다. 중소기업뉴스의 2022년 분석에 따르면 서울에는 전국 대기업의 52.1%, 중소기업의 21.4%가 몰려..

8146번 버스

청소부·경비원… 3시 50분, 8146번 버스가 새벽을 깨우며 달린다 출발 15분 앞당긴 8146번 첫차 직접 타보니 구아모 기자 김보경 기자 입력 2024.01.20. 03:00업데이트 2024.01.20. 07:27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강남구 논현동까지 운행하는 ‘8146번’ 버스는 매일 새벽 3시 50분에 첫차가 출발한다. 서울에서 가장 일찍 움직이는 출근 버스다. 5분 간격으로 3대가 출발하는데, 손님들은 이 3대를 묶어 ‘첫차’라고 부른다. 손님은 서울 강남 빌딩에서 청소부나 경비원으로 일하는 50~60대가 많다. 이른 시간이지만 자리가 없어 강남까지 1시간 20분쯤 선 채로 가기도 한다. 그래픽=백형선 19일 오전 3시 50분 상계동 차고지에서 출발을 준비 중인 8146번 버스에 승객이 하..

‘남들의 생각’에 내 삶을 맡기지 말자

‘남들의 생각’에 내 삶을 맡기지 말자 중앙일보 입력 2024.01.12 00:20 권석천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기자 시절, 기사 판단을 잘못한 적이 있다. 후배 기자들이 어떻게 볼지 민망했다. 밤늦게 귀가해 속앓이를 하고 있는데, 대학생 딸이 자초지종을 듣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다들 자기 생활 하느라 바빠서 아직도 그 생각 하고 있는 건 아빠 한 사람 뿐일 거 같은데….”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넷플릭스)는 정신질환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그 중 하나가 공황장애에 관한 이야기다. 간호사인 주인공 다은(박보영)의 친구 유찬(장동윤)은 부모님의 치킨집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다. 촉망받는 대기업 신입사원이던 그가 회사를 그만둔 것은 공황장애 때..

[대한민국의 새벽을 여는 사람들]

막차와 첫 차 사이 4시간 쓱싹쓱싹…신도림역 우렁각시들 [대한민국의 새벽을 여는 사람들] 중앙선데이 입력 2023.12.30 00:41 업데이트 2023.12.30 23:0 김홍준 기자 신수민 기자 구독 SPECIAL REPORT ‘당신이 잠든 사이’에 신도림역이 다시 태어났다. 지난 15일 막차가 들어온 직후 시작한 물청소 작업은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오전 3시10분 경에 끝났다. 유형순씨가 낮고 빠른 자세로 밀대질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여기서 잠자는 차가 들어오면 출동해야죠. 어. 들어오나 보다.” 지난 15일 오전 1시14분, 신도림역 4번 승강장으로 ‘잠자러 오는 차’가 미끄러져 들어왔다. 신도림역의 어제 기준 막차이자 오늘의 첫차가 될 7523호였다. 대기하던 역무원들이 들어가 주로 ..

“꼭 매력 찾으려고 클래식 듣나…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

“꼭 매력 찾으려고 클래식 듣나…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 [M 인터뷰] 문화일보 입력 2023-12-08 09:26 업데이트 2023-12-08 10:10 박종호 풍월당 대표는 지난달 20일 인터뷰에서 “음악은 보관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불러줘야 하는 것”이라며 “클래식이 사회와 분리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곽성호 기자 ■ M 인터뷰 - 음반매장 20년만에 음반발매 박종호 풍월당 대표 잘나가던 정신과 의사 관두고 클래식 좇아 음반가게 사장으로 음반 없어지면 음악도 사라져 클래식 지키는 사랑방 역할 자처 예술=시간 때우기로 보는 요즘 메시지 이해할 여유·역량 없어 요즘 음악, 점점 품위 잃어가 임윤찬 같은 연주자 지켜내야 예술의 정신적 가치 유지 가능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리엔 20년간 그 ..

법정 스님의 ‘무소유길’…그 길도 때론 무서울 수 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길’…그 길도 때론 무서울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23.08.25 00:50 문소영 중앙SUNDAY 문화전문기자 며칠 전 환한 대낮에 서울 신림동 공원 둘레길에서 방학 중에 출근하던 여교사가 성폭행 살해를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에 앞서 신림역 칼부림 사건도 있었다. 한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끔찍한 일이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어떤 비극도 ‘남의 일’이 아니다. 영국 시인 존 던(1572~1631)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어느 누구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평소 부조리한 사건과 선을 긋고는 ‘나는 괜찮겠지’라고 믿으려 하는 심리가 있다. 자신과 가족·친구도 희생될 수 있다는 사실을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아..

惡人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 그 주장은 위험하다

[장강명의 사는 게 뭐길래] 惡人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 그 주장은 위험하다 선정적인 범죄 보도 물론 피해야… 하지만 세상에 무조건은 없어 ‘聖戰’ 외친 인종 학살, 자신만 정의고 상대는 ‘서사 없는 惡’ 취급 얄팍한 단순화 반복할수록 인간은 윤리 잃고 더 잔인해진다 장강명 소설가 입력 2023.08.24. 03:00 일러스트=이철원 구호나 아포리즘, 밈이 담론을 대체하는 것이 소셜미디어 시대의 비극이다(구호나 아포리즘, 밈을 담론이라고 믿는 것은 코미디이고). 때로 그런 구호가 ‘공인되지 않은 입법자 노릇’을 하는 모습도 목격하는데, 그럴 때에는 비극이 아니라 공포물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저 작은따옴표 안의 문구는 미국의 영화 평론가 데이비드 덴비가 1960년대 반문화 운동을 회고하며 사용한..

행복은 강도보다 빈도… 대부분의 사람은 이미 행복하다

문화·라이프문화 일반 행복은 강도보다 빈도… 대부분의 사람은 이미 행복하다 [파워라이터] [17] 서은국 연세대 교수 '행복 심리학자' 서은국 교수는 "사람은 서로에게 반사되는 빛으로 가장 행복해진다"며 "행복한 사회를 위해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지호 기자 김민정 기자 입력 2023.08.09. 03:00업데이트 2023.08.09. 10:59 지난 1일 연구실에서 만난 서은국 연세대 교수. 그는 “외국 친구들이 한국에 오면 놀라는 게 거리에 쓰레기통이 없다는 것이다. 사회에 배려가 많지 않고 날 서 있다. 별것 아니지만 수많은 불쾌가 누적되면 곪아 터진다”고 말했다. /김지호 기자 ‘행복의 기원’(2014) 저자 서은국(57)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를 만난 지난 1일 연구실은 푹푹 쪘다. ..

남의 좋은 일 축하만 해줘도 복 짓고, 악플 달면 복 까먹죠

남의 좋은 일 축하만 해줘도 복 짓고, 악플 달면 복 까먹죠 중앙선데이 입력 2023.07.29 00:01 업데이트 2023.07.29 00:14 정영재 기자 ‘불교계 아이돌’ 광우스님 서울 서초동 BTN불교TV 스튜디오 뒤 산책로에서 광우스님이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다. 최영재 기자 “여러분, 행복해지고 싶습니까? 복을 지으십시오. 선업을 지으십시오. 공덕을 쌓으십시오.” BTN불교TV의 ‘소나무(소중한 나, 무한 행복)’를 8년째 진행하는 광우스님이 꼭 하는 마무리 멘트다. ‘소나무’는 불교 관련 프로 중 시청률 부동의 1위다. 동자승 같은 동글동글한 외모의 광우스님은 불교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스토리텔러’이자 ‘불교계 아이돌’로 불린다. 그는 생활 속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에 “..

“100살까지 살고 싶다” 韓 50%, 고령화 먼저 겪은 日은 22%

“100살까지 살고 싶다” 韓 50%, 고령화 먼저 겪은 日은 22% [왕개미연구소] 이경은 기자 입력 2023.06.01. 13:12업데이트 2023.06.01. 18:38 요즘 카카오톡 단톡방 유행어 중에 ‘100세 시대엔 9988231’이란 게 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다시 벌떡 1어나서’ 100세까지 살자는 의미다.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100세 시대’는 축복이니까 충분히 누려보자는 소망이 담겨 있다. 1일 본지가 SM C&C 설문조사 플랫폼인 ‘틸리언 프로’에 의뢰해 성인 남녀 5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런 기대감이 뚜렷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9%로 주요국 중 최악 수준이지만, 성인 두 명 중 한 명은 ‘100살까지 살고 싶다’고 희망하고..

현지 투어란 무엇인가

20시간짜리 미국 당일 투어, 교민들 쌍수 들고 말리는 이유 카드 발행 일시2023.05.19 0시간짜리 미 현지 투어란 무엇인가 20시간짜리 미국 당일 투어, 교민들 쌍수 들고 말리는 이유 카드 에디터손민호최승표 중앙일보 2023.05.19 해외여행 일타강사④ 현지 투어 지난 세 차례 강의에서 개별자유여행(FIT·Free Individual Tour)의 양대 과제 ‘항공권 구입’과 ‘숙소 예약’에 대해 공부했다. 비행기표도 사고 호텔도 구했으니 이제 ‘놀거리’ 과제로 넘어갈 차례다. 여행 가서 뭐하고 놀까? 아무것도 안 할 수 있겠으나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다. 솔직히 말해, 널브러지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패키지여행은 가이드만 따라다니면 만사가 해결되지만, FIT는 모든 걸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 이..

'사랑의 표현' 키스 언제부터? 4500년 된 점토판보니 적나라하다

'사랑의 표현' 키스 언제부터? 4500년 된 점토판보니 적나라하다 중앙일보 입력 2023.05.19 11:55 업데이트 2023.05.19 12:12 하수영 기자 구독 성행위 중 입맞춤하는 남녀를 묘사한 바빌론 점토판. The Trustees of the British Museum 제공 인류가 적어도 4500년 전부터 친밀함과 성적인 애정 표현을 위해 키스를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와 영국 연구자들이 기원 전 약 25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점토판을 분석한 연구 결과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등 연구진은 18일(현지시간)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글에서 "키스는 다양한 지역과 문화에 걸쳐 보편적으로 행해졌다"라며 이처럼 밝혔다. 이는 성적인 의미의 키스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청동기 시대인 ..

"집에 못가 울고 가오"…600년 전 남편이 쓴 '한글 편지'엔

"집에 못가 울고 가오"…600년 전 남편이 쓴 '한글 편지'엔 중앙일보 입력 2023.03.09 20:04 업데이트 2023.03.09 20:18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현예슬 기자 구독 문화재청은 지금까지 발견된 한글 편지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평가되는 조선시대 군관으로 활동한 나신걸(1461~1524)이 아내에게 한글로 써서 보낸 편지 2장인 '나신걸 한글편지'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 연합뉴스 분(粉·화장품)과 바늘 여섯 쌈을 보내오. (내가) 집에 다녀가지 못하여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 있을까 하며 울고 가오. 어머님과 아기 잘 보살피며 있으시오. 올해에는 나오고자 하오. -나신걸의 편지 중 일부 내용 부인을 위한 애틋한 마음이 담긴 남편의 편지가 보물로 지정됐다. 이는 현재까지 발견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