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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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가고 싶다(신문 스크랩) 551

눈부신 강천산

눈부신 강천산, 빨간 구름다리 품은 한폭 수묵화 [중앙일보] 입력 2021.01.15 00:03 전북 순창 강천산은 높은 산은 아니지만 산세가 수려하다. 단풍철 못지 않게 한겨울 눈 덮인 풍광도 근사하다. 약 20㎝의 적설량을 기록한 지난 7일 강천산은 수묵화 한 폭 같았다. 현수교 전망대에서 전남 담양 산성산 쪽을 바라본 모습이다. 1월 첫째 주 전국 곳곳에 대설 특보가 내렸다. 특히 호남에 눈구름이 집중됐다. 겨울 산행은 강원도가 먼저 떠오르는데 올해는 달랐다. 동쪽이 아니라 남쪽으로 달렸다. 전북 순창 강천산(583m)의 설화(雪花)가 장관이라는 소문을 듣고서였다. 순창 하면 고추장이 떠오르지만 강천산의 명성도 만만치 않다. 강천산 탐방객의 70%가 가을에 집중될 정도로 단풍이 유명하다. 그러나 강..

코로나에 숨어있기 좋은 靈地 5

生의 에너지를 다시 얻었다… 코로나에 숨어있기 좋은 은둔지 5곳 [당신의 리스트] [2] 조용헌 - 코로나에 숨어있기 좋은 靈地 5 조용헌강호인문학자, 칼럼니스트 입력 2021.01.12 03:00 문화는 선별과 여과의 오랜 역사. 클릭 한 번이면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누구의 어떤 리스트를 제출하느냐는 것. 조선일보가 신뢰하는 전문가들이 자신만의 리스트를 제출합니다. 서울대 건축과 서현 교수의 ‘지하철에서 만나는 최고의 풍경 5’에 이어, 2회는 강호 동양학자 조용헌의 ‘코로나, 나의 은둔지 5’. 감염병을 겪다 보니까 어디 좀 조용한 데 가서 은거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 옛날 사람들은 이럴 때 십승지(十勝地)를 찾아 다녔다. 정감록이 인기 있었던 배경에는 십승지에 대한 정보가 포..

정선 두위봉, 늙은 나무의 위로

푹푹 빠지는 세 시간쯤 눈길을 걸어서 만난 두위봉 자락 1400년 수령의 주목.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나이 많은 나무다. 헤아려보면 여기에 뿌리 내린 게 삼국시대쯤이다. 긴 시간을 건너오는 동안의 상처로 나무 둥치는 텅 비어버렸지만, 혹한의 서리를 뒤집어쓰고도 나무는 당당하고 늠름하다. 이 나무에 새겨진 시간에다 대면 ‘사람 사는 일’이란 게 얼마나 티끌 같은가. 눈길 헤치고 세 시간 넘게 오르면 만나는 ‘주목 군락’ 가파른 비탈 따라 1100·1400·1200살 거목들 당당한 위용 침묵하되 세상 이치 꿰뚫고 있는 ‘산중 賢者’ 만난 느낌 함백산 일대 겨울나무들 가지마다 ‘서리꽃 만발’ 만항재 길 ‘적멸보궁’ 정암사… 새벽어둠 밝히는 수마노탑 불빛 화암팔경 중 ‘몰운대’ 눈 내리는 한겨울에 봐야 제격 ..

올해의 여정 5選

눈과 마음으로만 밟았던 그 길..그 곳의 풍경은 찬란한 위로였다 올해 초에 찾았던 제주 위미리의 애기동백 숲. 동백나무 한그루 한그루가 축복의 꽃다발처럼 피어났다. 올겨울에는 예년보다 이르게 제주의 동백꽃 만개 소식이 들려왔지만, 아쉽게도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으로 여행을 잠시 멈춰야 하는 상황이다. 되돌아보는 제주 동백의 매혹적인 자태가 새삼스럽다. 꽃다발처럼 피어난 제주 동백, 동화 속 장면 같아 협곡·덤불 지나… 다산이 소풍 다닌 강진 용혈로‘모험’ 더스테이힐링파크·쁘띠프랑스… 가평서 만난 유럽 여느때보다 화려했던, 오대산·설악산 절정의 단풍 차박·랜선 관광·소리 여행… 일상의 재발견 ‘길’멈추자 더 간절해진 자연속 힐링… 내년엔 떠나길 2020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참으로 길고 길었던 고통의 시간..

지리산

지리산 노고단 정상으로 향하는 목조 덱에 조성해 놓은 전망대. 여기 서서 고개를 들면 첩첩한 지리 능선이, 고개를 숙이면 지리산의 발치를 적시며 흘러가는 섬진강의 물굽이가 바라다보인다. 장엄한 일출을 기대했지만, 이날은 아침 해가 한 뼘쯤 떠오른 뒤에야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 //사진 센타 650 - 지리산 노고단 정상으로 향하는 목조 덱에 조성해 놓은 전망대. 여기 서서 고개를 들면 첩첩한 지리 능선이, 고개를 숙이면 지리산의 발치를 적시며 흘러가는 섬진강의 물굽이가 바라다보인다. 장엄한 일출을 기대했지만, 이날은 아침 해가 한 뼘쯤 떠오른 뒤에야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리산 최고 경관으로 꼽히는 ‘노고단’ 산책하듯 어슬렁 성삼재 주차장서 1시간쯤 오르면 해발 1507m 정상 35만..

금강스님 미황사 떠나기, 아름다운 실랑이 열흘

[김한수의 오마이갓] 금강스님 미황사 떠나기, 아름다운 실랑이 열흘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입력 2020.12.16 07:00 달마산이 뒤로 병풍처럼 펼쳐진 미황사 전경. 미황사 홈페이지엔 '세속과 멀리 떨어진 땅끝마을, 모든 고통으로 멀어지는 자유로운 발걸음의 시작'이라고 적혀 있다. /미황사 미황사에서 바라본 남해안 낙조. /미황사 눈과 빨간 동백이 어우러진 미황사의 겨울 풍경. /미황사 ◇“금강 스님 떠나지 마세요” 순식간에 3000명 서명 호소문 “달마산에 미황사가 있어 산이 아름답듯이 미황사는 금강 스님이 계셔야 아름다운 절입니다.” 최근 전남 해남 땅끝마을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이 내년 2월 미황사를 떠난다는 소식(조선일보12월 4일자 A22면 보도)이 알려지자 처음 보는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다채로운 표정지닌 한탄강변 포천

다채로운 표정지닌 한탄강변 포천 기이한 석굴, 비밀스런 벼루길 큰 탄성을 지르다 한탄강 건너편에서 바라본 포천 멍우리협곡 전망대. 전망대는 한탄강지질공원의 걷기 길인 주상절리길 3코스 ‘벼루길’ 구간에 있다. 한탄강의 주상절리 협곡은 지금처럼 낙엽이 다 진 초겨울에 훨씬 더 선명하게 보인다. ‘비둘기낭폭포와 멍우리협곡’ 한탄강 최고의 지질명소 현무암협곡 아래 걸린 장엄한 폭포, 영화 촬영지로 각광 숲길·출렁다리·청보리 강변… ‘벼루길’ 구간이 대표코스 금주산 좁은 협곡에 숨은 ‘금룡사’엔 18m 높이 미륵불 거대한 바위에 수백개 불상 들어앉은 모습도 ‘장관’ 조선3대 명승지 손꼽힌 정자 ‘금수정’, 물길과 어우러져 #화산이 만든 돌은 어디 쓰였을까. ‘한숨을 쉬며 탄식한다’는 뜻의 ‘한탄’과는 전혀 관계..

경주

경주 동대봉산 무장봉 정상으로 이어지는 억새 능선. 20여 년 전까지 있던 목장이 문을 닫고 난 뒤에 초지는 자연스럽게 거대한 억새평원이 됐다. 부드럽게 휘어진 길이 운치를 더한다. 운곡서원 뒤뜰 400세 은행나무 “거 참, 잘 생겼네” 동양그룹 목장 부지였던 무장봉 폐쇄후 몇년만에 억새로 뒤덮여 은행나무 정면에 운곡산방 찻집 잎 떨군 노란 마당도 운치있을듯 구미산 아래 용담정 단풍 일품 계곡·폭포·돌다리와 어우러져 경주의 계절은 ‘봄’입니다. 봄이면 대릉원에 유채꽃이, 보문정에 벚꽃이, 불국사에는 목련이 구름처럼 피어납니다. 봄꽃으로 뒤덮인 경주 어디서든 화려한 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주의 가을은? 그 해답을 찾으러 나선 여정이었습니다. 유적이 즐비한 경주는 딱히 계절을 가릴 게 없는 여행지..

옥천 대청호

대청호를 끼고 있는 충북 옥천의 수생식물학습원 전경. 유럽의 중세 수도원 느낌으로 지어진 다섯 채의 건물이 이국적인 정취를 빚어낸다. 이런 훌륭한 경관이 알려지지 않은 데다, 정해진 숫자만 예약을 받아 입장시키고 있어 조용하게 고즈넉한 가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주말보다 되도록 평일을 택해 다녀오길 권한다 대청호 낀 수생식물학습원 유럽 古城 보는 듯 이국적 다섯 채 건축물 곳곳 잘 가꿔진 정원… 클래식 음악 흘러 “바람보다 앞서 걷지 마세요” 글귀에 마음 차분 카페 테라스·성탑 건물 오르면 호수 전경 한눈에 추소리 부소담악 700m ‘바위병풍’ 그림같은 경관 물에 잠긴 긴 능선 제대로 보려면 건너편 ‘미르정원’이 명당 운해 명소 용암사 운무대 오르면 한폭의 수묵화 보는 듯 늦가을 해질 무렵 구름바다..

원주

56년 전인 1964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800년 수령에 걸맞은 거대한 몸집에다 풍성한 가지와 수형의 균형과 비례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잎에 아직 푸른 기운이 남아 있던 지난 주말의 모습인데, 이번 주말 무렵이면 이파리가 온통 노랗게 물들 것으로 보인다. 구룡사 무인찻집에 앉으면 단풍이 한눈에 30년간 막혔던 ‘치악 4경’성황림, 토요일마다 다시 열려 운곡 솔바람 숲길, 한시간 남짓 ‘편안한 탐방’ 출렁다리 유명한 소금산, 내년엔 미디어파사드 들어서 수도권과 지방을 가르는 경계선 위의 도시. 강원 원주 얘기입니다. 적잖은 여행자원이 있습니다만, 원주는 그동안 여행자들로부터 눈길 한번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전적으로 위치 탓이 큽니다. 원주는 심리적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접경’..

변산

전북 부안의 선계폭포. 비 온 뒤에만 쏟아지는 폭포다. 비가 넉넉히 내리고 나면 이틀쯤, 큰비가 오면 사나흘이 넘게 60m 높이의 폭포가 암봉에 내걸린다. 선계폭포 바위 위쪽에 변산 4대 사찰 중의 하나였다는 선계사 절터가 있는데, 절터의 분지에 고인 빗물이 쏟아져 폭포의 물줄기를 이룬다. 낙조 명소 솔섬… 울금바위의 동굴… 발길마다 ‘숨은 보물 찾기’ ‘첩첩산중’ 내변산, 채석강 접한 외변산보다 더 아름다워 남여치~월명암~내소사 ‘변산8경’ 중 3경 만나 직소천공원 건너편 깊숙이 자리잡은 50m 벼락폭포 비 오는 날에만 모습 드러내는 귀한 절경 대불사 인근 세로로 길게 찢어진 굴바위도 가볼만 신라 고승 진표 수행하던 의상봉 ‘부사의방’은 출입통제 전국 스물두 곳 국립공원을 생애주기에 비유해본다면 변산반..

안동의 서원들

경북 안동의 한국국학진흥원 뒤편 산자락에 새로 짓다시피 복원한 호계서원. 호계서원의 전신인 여강서원은 한때 영남지방에서 가장 큰 서원이었다. 호계서원은 안동호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퇴계 위패 왼편 상석 놓고 서애·학봉 후손 논쟁 종지부 50억 들여 90칸 11동 건물로 단정하게 복원 이층누각 ‘양호루’에 오르면 안동호 절경이 발아래 쫙~ 수몰민 이주단지 ‘예끼마을’ 갤러리 모인 핫플레이스로 1970년대 풍경 간직한 골목마다 정감 어린 벽화도 안동소주 빚는 ‘맹개술도가’선 도수별로 석 잔 시음 캬~ 어쩌면 고리타분한 여행지라고 여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월의 이끼가 뒤덮인 고택과 그보다 더 오래된 가치를 소중하게 품고 있는 사람들이 사는 곳, 경북 안동입니다. 안동에는 두 명문 가문과 학맥이 ..

'빵지순례' 명소된 군산 이성당…“75년 ‘축적의 시간’이 비결"

'빵지순례' 명소된 군산 이성당…“75년 ‘축적의 시간’이 비결" 조선비즈 입력 2020.09.12 08:00 1945년부터 군산시 중앙로에서 영업 중인 이성당 본점./이성당 제공 "개업 때부터 사랑받은 단팥빵, 80년대에 개발한 야채빵, 2000년대에 내놓은 블루빵(쌀빵)에 저희 가게 75년 스토리가 담겨있습니다." 김현주 이성당 대표(58)는 1945년 개업한 이성당을 군산 명물에서 전국구 빵집으로 키웠다. 시댁 어른인 창업자, 시아버지, 시어머니에 이어 김 대표까지 4명의 대표를 거치면서 명성을 쌓은 셈이다. 지난 9일 만난 김 대표는 "작고한 시어머니가 지역에서 30년 넘게 성실하게 일하는 등 이성당은 75년 간 ‘‘축적의 시간’을 쌓았다"면서 "그 덕을 후손이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당은..

강원도 양양

양양 구릉에 자리잡은 ‘팜 일레븐’ 풍광 즐기며 안식하기에 제격 진전사 초입 국보 ‘삼층석탑’ 기단·몸돌 사방으로 둘러가며 천인·불상 등 돋을새김 눈길 양양 코앞 ‘속초 상도문마을’ 정감 넘치는 돌담·민박 많아 쌍천 물줄기 낀 마을언덕 숲엔 솔향 가득 200년 된 소나무들 ‘속초 8경’ 학무정 정취도 물씬 한때 속초를 일개 ‘리(里)’로 거느렸을 정도로 위세를 자랑하던 강원 양양(襄陽). 과거 강원도는 강양도, 혹은 양원도라고도 불렸습니다. 강양도는 강릉과 양양, 양원도는 양양과 원주의 첫 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었습니다. 두 이름 모두에서 빠지지 않았을 정도로 양양은 강원지역의 명실상부한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양양은 변방입니다. 이웃한 속초와 강릉에 비하면 더 그렇지요.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속..

전북 진안

숲이 속삭여요 "힘내!"… 진안서 나를 치유한다 조선일보 입력 2020.08.28 03:00 [뜬 곳, 뜨는 곳] 전북 진안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긴 섬진강은 전국 도 3곳, 시·군 10곳에 걸쳐 212.3㎞를 흐른다. 굽이굽이 도는 긴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은 전북 진안군 상추막이골에 있는 작은 샘 '데미샘'이다. 섬진강 발원으로 유명한 데미샘은 올해 많은 비가 내려 평년보다 맑은 샘물이 끝없이 솟아올랐다. 폭염 특보가 내려졌던 지난 18일 오후 3시쯤 찾아간 데미샘 주변 기온은 27도로 선선했다. 데미샘은 진안 신암리 마을 정자 앞에서 1㎞쯤 올라가면 나온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느린 걸음으로 약 1시간 정도 걸렸다. 오솔길로 이뤄진 탐방로 사이사이에 때묻지 않은 자연경관이 펼쳐졌다. 탐방로를 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