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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수의 시로 보는 세상

세월의 과녁 / 정 양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2. 4. 22. 16:13

 

세월의 과녁

                 정 양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잘만 돌아가던데

학살인지 교통사곤지

생목숨들 생수장(生水葬 )시킨 세월은

맹골수도에 거꾸로 처박힌 채로

유신시대로 삐라시대로 서북청년단시대로

한반도의 새월을 무식하게 되감는다

옛날에 눈 질끈 동여매고도

날아가는 새를 떨어뜨리던

신궁(神弓)이 있었다던가

수사권도 기소권도 없이 백성들은

되감기는 세월의 과녁을 정확하게 쏜다

이게 진상이냐 이게 구조냐

이게 루머냐 이게 불온이냐

이게나라냐이게나라냐이게나라냐

바다도 비좁다고 파도는 몸부림치고

꽂히는 화살마다 부르르 떤다

 

그 일이 그대의 일이었다면

 

어떤 일이든 결과가 있다면 반드시 그 결과의 원인이 되는 일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 당연하다고 생각 되는 삶의 이치가 여지없이 무너지는 일이 가끔 있습니다. 그것은 “날아가는 새를 떨어뜨리던 / 신궁(神弓)” 즉 권력이 개입되어 일어난 불편 부당 부정한 일입니다. 사실이 은폐되고, 과정이 조작되고, 원인은 소멸되는 누가 봐도 이상한 일 말입니다.

순진무구한 어린 목숨 수백이 수장되는 어이없는 일이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인데 원인이 없습니다. 못 밝히는 사건이 없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버젓이 있는데 지금까지도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문 보도내용처럼 사고 당시 정권에 의해 은폐되고 조작되고 사라진 기록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게 언제적 얘긴데 아직까지 그러고 있냐고 말하지 마세요. 그 일이 그대의 일이었다면 어땠을지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바다도 비좁다고 파도는 몸부림치고 / 꽂히는 화살마다 부르르” 떨고 있는 봄날입니다. 자식 잃은 부모의 애원을 ‘불온’이라 낙인찍던 정권은 갔어도 잔인한 계절 4월은 어찌하여 더욱 더 잔인해지고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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