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안녕, 베이비박스 2019

목발 1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2. 3. 7. 14:04

목발 1

 

자유는 스스로 그러한 것이라고 배웠다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갈구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깨우쳤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 말없이 행하는 사물들을 업신여기고 값어치를 치르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이 세상의 속박과 결탁하면서
수인에게 던져주는 메마른 빵을 굶주림과 바꿨다
발목이 부러지고 나서
내게 온 새로운 친구는 내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나 없이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어
그런데 친구야
네가 나를 의지한다는 것은
오로지 나에게 너의 온 힘을 전해 준다는 것이지
언젠가 너에게 버려질 날이 오겠지만
그날이 기쁜 날이지
그날까지 날 믿어야 한다는 것이지

아, 절뚝거리는 속박과 함께
비틀거리는 목발

'안녕, 베이비박스 20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발 3  (0) 2022.03.22
목발 2  (0) 2022.03.17
동백 후기冬栢 後記  (0) 2022.03.04
십이월  (0) 2022.02.28
예뻐서 슬픈  (0) 2022.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