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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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베이비박스 2019

목발 3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2. 3. 22. 17:39

목발 3

바람의 속내를 모르고

바람의 흉내를 내며

빠르게

멀리 함부로

쏜살같이 달려가다

바람에 걸려 넘어졌다

 

한 걸음 내딛는 일

절벽을 뛰어넘고

깊은 강 건너가는 일임을

새싹 돋듯이

오래 감춰뒀던 비밀의 말씀처럼

몸에서 스며 오른

목발이 일러준다

 

어떤 웃음의 끝 소절에 맺힌 쉼표

그 짧은 휴지 속에 무너져 내리던

바람의 뼈 

내 몸에서 돋아나온 꿈의 날개가

겨드랑이 아래로

땅을 딛는 목발이라고

직립의 첫날을 내게 돌려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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