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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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말표 고무신 260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8. 24. 10:38

강원도 홍천 어느 농부의 신발 

말표 고무신 260

 

일주일에 한 번 산길 거슬러 오는

만물트럭 아저씨가 너를 데려다주었어

말표 흰 고무신 260

산 첩첩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이곳에서

몇날며칠을 달려도 닿지 못하는 지평선을 향해

내 꿈은 말이 되어보는 것 이었어

나도 말이 없지만

너도 말이 없지

거추장스러운 장식도 없이

그저 흙에 머리를 조아릴 때

내 못난 발을 감싸주는

물컹하게 질긴

너는 나의 신이야

 

* 월간 중앙 2021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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