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으로의 초대
지나가면 그만이라고 믿는
아무도 잡으려 하지 않는 저 바람이
사실은 초원에서 탈출한 말들이다
길들여지기를 거부한 질주가
포획을 두려워하는
공포로부터의 몸부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없다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라는 시구는
말의 말이면서
제 몸을 분쇄하여 초언을 탈출한
바람의 연역
저 붉은 신호등 앞에선 말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라니
넘어질 듯 뒷발로 서서
앞다리를 손이라고 우기는
저 안간 힘이라니
시와 문화 2021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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