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칼과 집 1993

환생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4. 11. 15. 10:19

환생

 

 

채꽃밭에 서면 유채꽃이 되고

 

높은 산 고고한 눈을 보면 눈이 되고

불타오르는 노을 보면 나도 노을이 되고

겨울 하늘 나르는 기러기 보면 그 울음이 되고 싶은 사람아어

디서나 멀리 보이고한시도 눈 돌리지 못하게 서 있어

눈물로 씻어 내는 청청한 바람이려니

지나가는 구름이면 나는 비가 되고나

무를 보면 떨어지는 나뭇잎 되고

시냇물을 보면 맑은 물소리가 되는 사람아

하루 하루를 거슬러 올라와깨끗한 피돌기로내 영혼의 은어떼가 되리니

나는 깊어져 가고너는 넓어져 가고

그렇게 내밀한 바다를 만들어 가는

어디에 우리의 수평선을 걸어 놓겠느냐

목숨아,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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