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칼과 집 1993

귀가 / 나호열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4. 11. 16. 13:29

귀가 / 나호열

 

 

 

겨울숲은 한걸음 뒤로 물러서 있다

채찍같은 길을 피해서 웅크린 자세로적

막을 채워 놓는다

적막에 몸을 숨긴 나무들의 외로운 자세

(말하고 싶지? 기대고 싶지?)땅

 밑의 뿌리들이 더 깊이 내려가는 동안

허공에 손 내밀었던 가지들이 툭하고 부러졌다

우리에게도 집이 있을까

뢴트겐 사진을 들여다보며

오래 뼈 사이를 서성거리다

등 구부린 사내가 오던 길을

총총히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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