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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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집 1993

깊고 깊은 옹달샘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4. 9. 24. 21:33

깊고 깊은 옹달샘 / 나호열

 

 

 

 

먼 길을 걸었다

들판을 지나고

고개를 넘었다

쉬지 않고 강을 건너고

터벅터벅 멀리 사라져 갔다

옹달샘이 되려고

깊고 싶은

지친 사람의 마음속에

옹달샘이 되려고

호수가 아니고

강물이 아니고

목 한 모금 축이기만 해도 될

옹달샘이 되려고

늑대가 우는 황량한 벌판에

길 끝나는

사람들 사이에

맛도 없이

욕심도 없이

외롭게 혼자 기다리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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