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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시킨 일 2011

천원의 행복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12. 10. 23:36

천원의 행복

 

만약이 아니라 정말로 주머니 속에는 천 원 지폐 한 장 뿐이었다. 푸르렀으나 가볍고 불온했던 청춘의 얄팍한 가슴처럼 구겨진 천원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타야할 버스는 몇 마장 걸어가야 만날 수 있는데, 버스 삯이 천 원인데, 세월은 일방통행 편도일 뿐인데. 마지막 남은 몇 장의 낙엽이 로또처럼 떨어져 내렸다. 실망은 잠깐이고 설레임은 오래 가는가, 꽃 보다, 열매보다 낙엽은 아름답다. 봄부터 가을까지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저 손, 제 몸 마를 때까지 열심히 한 그루 나무를 위해 헌신했던 버림받음. 청춘은 갔으나 내 가슴에는 천 원 지폐 같은 로또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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