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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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시킨 일 2011

말 배우기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9. 26. 11:05

 

말 배우기

 

 

세 살 배기 유빈이가 한창 말을 배운다

봄 나무에 잎 돋아나듯

허공을 휘어잡는 가지처럼

단어가 늘고 문장이 이어진다

아, 예뻐라

곰도 알고 여우도 알고 나무도 알아

한 팔로 번쩍 안아 밤하늘을 보여주니

달도 가르키고 별도 안다

 

조금 있으면 숲도 알고 하늘도 알고

말 속에 숨어있는 슬픔도 배우게 되겠구나

 

언제일까

이것과 저것을 가르고

좋고 나쁜 것을 가르쳐야 할텐데

일급 수 맑은 눈빛과 마주칠 때

세상을 너무 돌고 돌아

희미해지고 낡아버린 내 눈이 너무 어두워

말문을 닫아버린다

문장을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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