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자와 청소부
오늘도 나는 청소를 한다
하늘을 날아가던 새들의 어지러운 발자국
어두운 생각 무거워
구름이 내려놓은 그림자
지상에서는 쓰레기라 부르는
그 말씀들을
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로 같은 가슴에 모으기 위해
기꺼이 빗자루를 든다
누군가 물었다
성자가 된 청소부는 누구이며
청소부로 살다 성자된 이는 또 누구인가
나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하리라
사라졌다가 어느새 다시 돋아오르는 새싹을
그 숨결을
당신은 빗질하겠는가
아니면 두 손 받들어 공손히 받쳐들겠는가
* 시와 산문 2012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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