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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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성자와 청소부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2. 22. 21:00

 

성자와 청소부

 

 

 

오늘도 나는 청소를 한다

하늘을 날아가던 새들의 어지러운 발자국

어두운 생각 무거워

구름이 내려놓은 그림자

 

지상에서는 쓰레기라 부르는

그 말씀들을

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로 같은 가슴에 모으기 위해

기꺼이 빗자루를 든다

 

누군가 물었다

성자가 된 청소부는 누구이며

청소부로 살다 성자된 이는 또 누구인가

 

나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하리라

사라졌다가 어느새 다시 돋아오르는 새싹을

그 숨결을

당신은 빗질하겠는가

아니면 두 손 받들어 공손히 받쳐들겠는가

 

 

* 시와 산문 2012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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