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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만해시인학교 / 나호열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1. 12. 2. 23:23

 

만해시인학교 / 나호열

 

 

 

  탈옥한 죄수의 이름표를 매단 차를 풀밭에 버려두고 산길을 걷는다. 살아 지는 하루를 벗고 사라지는 길, 참 아득하다 어느 사람은 한풀이로 삼 년을 보내고 어느 사람은 삼 년을 침묵을 배우고 내려간 길, 배반할 줄 모르는 나무들아, 새들아, 벌레들아 모두들 안녕하구나. 짧은 여름밤 사람 말고 별하고 사람 말고 물하고 이야기하고 싶어 산이 저하고 놀자고 마주 앉는다

 

 

  물은 흘러가고

  물소리가 남는다

  어둠 속에 가득 차는

  저 울음소리

  누군가 물의 소맷자락,

  발자락 안간힘 쓰며 붙잡아 매고 있는 것이다

  물은 그 떄마다 제 몸

  제 살을 뚝뚝 떼어주며

  그럴수록 몸살 불리며

  산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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