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把溪寺 / 나호열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쉽게
지나쳐버린
삶 또는
죽음
헝클어진 바람 한 꾸러미
대숲에 놓아주려
흔적없이 푸르른 웃음으로
전생을 걸어가려 하네
아픔을 잊고
아픈 다리까지 잊어버릴 때
나무들이 뿜어내는 침묵이
더욱 짙은 향기로 퍼져가고
새들이 날아가네
수신될 수 없는 전파처럼
다시 만나야 할 곳으로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쉽게
낙엽 대신
반야심경 독경 소리가
우수수
발 밑에 떨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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