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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겨울 把溪寺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8. 11. 19:59

겨울 把溪寺 / 나호열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쉽게

지나쳐버린

삶 또는

죽음

 

헝클어진 바람 한 꾸러미

대숲에 놓아주려

흔적없이 푸르른 웃음으로

전생을 걸어가려 하네

아픔을 잊고

아픈 다리까지 잊어버릴 때

나무들이 뿜어내는 침묵이

더욱 짙은 향기로 퍼져가고

새들이 날아가네

수신될 수 없는 전파처럼

다시 만나야 할 곳으로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쉽게

낙엽 대신

반야심경 독경 소리가

우수수

발 밑에 떨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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