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소요산행 기차가 창동역사로 진입하고 있다. 순간..... 괴물과도 같은 시간이 아가리를 벌리며 집어 삼킬듯이 달려드는. 듯 싶었다. 하마터면 선로로 곤두박질칠 뻔 했다. 이 안도감이라니! 혼자 중얼거리다 2014.11.15
만추 새벽에 집에 돌아왔으나 기다리는 사람이 없다. 아침에 아내가 말하길 " 못난 남편이라도 있는게 낫다"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다고 한다. 착한 며느리 덕에 지금까지 복받고 있음에도 정작 며느리가 누군지 모른다. 병원에 링거주사를 맞기 위해 주섬거리는데 또 한 마디 거든다. "링거보.. 혼자 중얼거리다 2014.11.09
안녕.... 버리고 싶지 않아도 버려지는 것이 있다.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도 스스로 떠나는 것이 있다. 오늘 오후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외장하드 디스켓이 완전히 망가졌다. 복원이 어렵겠다는 말씀. 지난 10년 동안의 나의 작업이 허망하게 무너지는 순간이다. 수많은 자료들, 사진들이 외장 하드 .. 혼자 중얼거리다 2014.11.03
슬픈 행복 슬픈 행복 오래 전 얘기다. 무대는 대게로 유명한 울진 강구항 쯤으로 하자. 제 철이라지만 대게는 비싼 음식. 으리번쩍한 차 한 대가 음식점 앞에 서더니 명품으로 온몸을 두른 일군의 성공한 가족이 들어 왔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우리 식구가 먹을 만큼 주세요’(대게가 도대체 몇 .. 혼자 중얼거리다 2014.08.24
괴물의 꼬리 나는 오늘도 내 앞에 주어진 삶의 무게에 버거워하며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거대한 괴물같은 이세상에서 꿈을 갖는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세상의 부조리와 나의 무능함이 분노를 정당화할 수 있을까?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나는 젊다. 2014년 4월 16일 나는 바다를.. 혼자 중얼거리다 2014.07.24
시민정신? 민주사회? 시민정신? 민주사회? 한 아파트에 30년 가까이 산다고 하면 사람들이 놀란다. 사는데 불편이 없고 마음이 편하면 그만 아닌가? 그런데 요즘은 조금씩 불편해진다. 지하주차장은 없으나 그럭저럭 일렬주차도 하면 그만인데.. 가끔은 관리사무소에서 방송을 한다. 빈 칸이 있는데도 아침에 .. 혼자 중얼거리다 2014.07.05
오리들의 죽음 남녁 땅 어드메에서 오리들이 죽어가고 있다. 고상한 말로 해서 살처분이라고 하는, 그들의 죽음에 대해 나는 딱히 할 말이 없다. 오리들의 사촌 쯤되는 철새 가창오리들의 분변으로 발생한 A1 (고병원성 조류 인풀루엔자) 으로 헤아릴 수 없는 오리들이 산 채로 매장되고 있다. 오리 사육.. 혼자 중얼거리다 2014.01.21
예감 지난 월요일 점심 때.. 학교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학교 앞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잠시 생각했다. 왠지 그 날은 잘 다니지 않은 골목길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에 돌아가는 길이기는 하지만 시간도 넉넉해서 천천히 걸었다. 10대와 20대 초반을 같이 어울려 다녔던 친구를 30년이 지난 요즘에.. 혼자 중얼거리다 2013.12.24
달리기의 비애 챠트를 보면서 의사가 말했다. “ 지난 4월에 오셨는데.. 에구 퇴행성 관절염도 있고 ..” 달리기가 취미인 나는 시간이 나는대로 뛴다. 어제 중앙일보 마라톤대회 중계를 보면서 42.195Km의 레이스를 마음 속에 그렸다. 다른 장비의 도움 없이 오직 내 몸 하나에 의지하고 내 몸을 믿어야만 .. 혼자 중얼거리다 2013.11.04
산이 좋다 산이 좋다 지은 지 20년이 훨씬 지난 아파트이지만 이곳이 좋은 이유는 사방으로 산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삼각산, 그러니까 인수, 백운대, 만경대가 서쪽 하늘에 그 옆으로 도봉산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수락산, 뒤로 돌아서면 불암산이 한 눈에 잡힌다. 마음이 내키면 반 시.. 혼자 중얼거리다 2013.10.27
몽유의 길 지난 밤에 먼 길을 다녀왔다. 몽유의 길이었다고 해도 다리가 아프다. 아침 일찍 문화원에 가서 시우들과 문학과 예술을 이야기하고 점심 먹고 집에 돌아오니 화분 가득 사랑초가 꽃을 피우고 있다. 15년 넘게 한 화분 안에서 계절을 가리지 않고 잎을 내고 꽃을 피운다. 꽃, 사랑꽃들 /나.. 혼자 중얼거리다 2013.10.25
이순 마음도 바쁘고 몸도 바쁘다. 이룬 일은 없는데 삶은 고달프다. 우리나라 나이로 예순 하고도 하나면 십리 밖쯤은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하는데 날이 갈수록 눈이 어두워진다. 9월, 논어를 읽었다. 예전에는 공부 때문에, 시험 때문에 바쁘게 읽었으나 이번에는 느리게 읽었다. 과연 인.. 혼자 중얼거리다 2013.09.26
슬픔도 오래 되면 울울해진다. 슬픔도 오래되면 울울해진다 견디지 못할 슬픔도 있고, 삭혀지지 않는 슬픔도 있지만 슬픔도 오래 되면 한 그루의 나무가 된다. 가지를 뻗는 슬픔 잎을 내는 슬픔 뿌리가 깊어지는 슬픔 이 모든 상형의 못난 한 그루의 나무가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고 희망이 된다. 울진 소광리 .. 혼자 중얼거리다 2013.07.10
희망이라는 것 올해는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이 더 많다. 한껏 기대했던 일이 수포로 돌아가는가 하면 예기치 않은 오해로 비난과 조롱을 받는 일도 있다. 이것이 육십 고개를 넘어가는 성장통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아니 위로가 아니라 오히려 왠지모를 희망의 싹을 보는 듯하다. 원래 되지 않을 .. 혼자 중얼거리다 2013.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