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5/01 76

시창작의 기본

시창작의 기본 나호열 1. ‘시가 무엇인가?’ 에 대한 정의를 내리려고 집착하지 않는다.  시는 설득의 문학이 아니라 암시의 문학임을 이해한다. (춤은 동작 자체의 미를 추구하고, 걸음은 목적지로 다가서는 것이다) 2. 시의 생명은 하고 싶은 메시지를 압축과 비약을 적절하게 사용하는데 있다. (상징과 이미지 중심) 3. 주제와 소재에 대한 개념을 숙지한다. (주제: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의 요지, 소재: 주제를 잘 드러내게 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도구) 4. 어려운 한자어, 겉으로 멋있는 단어에 집착하지 말 것.5. 비유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 (직유 simile: 비교를 통한 유사성 추구) (은유 metaphor: 유사성의 측면 직관과 상상력) (환유: 인접성) (우유 allegory: 속담 우화) (..

고종 황제 초상화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566] 고종 황제 초상화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입력 2025.01.21. 00:06업데이트 2025.01.21. 09:27  휘베르트 보스, 고종 황제의 초상, 1899년, 캔버스에 유채, 198.9 x 91.8 cm, 개인소장. 대한제국 고종 황제의 초상화다. 위엄 서린 황룡포가 무색하게 다소곳이 두 손을 모아 잡고 섰다. 1898~1899년 네덜란드 출신의 미국 화가 휘베르트 보스(Hubert Vos·1855~1935)가 직접 황제를 앞에 두고 그린 것이다. 보스는 로마와 파리에서 수학하고, 런던에서 초상화가로 입지를 굳힌 뒤, 1893년 미국 시카고 만국박람회에 참관했다. 시카고에서 그가 눈여겨본 건 아메리카 원주민, 이집트인과 에스키모 등 비서구권의 이국적인 여러..

유물과의 대화 2025.01.21

바람의 이력서 ---문철수

바람의 이력서 ---문철수 지나온 길을 기억하지 않는다지나온 날을 기록하지 않는다지나온 삶을 기념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SNS가 보편화 되고 휴대전화의 기능이 고성능 카메라와 고급 사양의 컴퓨터를 대신할 정도로 발전하면서 굳이 기억할 필요 없는 세상이 되었다.휴대전화가 기념일과 심지어 모르는 길까지 척척 알려주고, 각종 SNS가 기념일과 잊고 있던 과거의 추억까지 불쑥 꺼내며 그때와 현재를 비교하기도 한다.모든 삶이 중요하지 않겠냐만 이러한 최첨단 시대에도 어떤 삶은 전혀 기억 기록 기념되지 않는 소외의 현장에 버려져 있다. 그런 삶이라고 어찌 아름답지 않을까. [문철수 시인]문철수의 시로 보는 세상서천신문 기사입력 2024-09-05 16:16

공부할 시 2025.01.21

후생

후생  저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고 다짐했다 얼굴도 없이 뼈도 없이 맹물에도 풀리면서 더러운 것이나 훔치는 생을 살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하늘만 바라보면서 고고했던 의지를 꺾은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무엇이든 맞서 싸우되 한 뼘 땅에 만족했던 우직함이 나를 쓰러뜨렸다 나무는 벌거벗어도 실체가 없음의 다른 말이다 벌거벗어도 보일 것이 없으니 부끄럽지 않다 당신이 나를 가슴에 품지 않고 쓰레기통에 처넣는다 해도 잠시라도 나를 필요로 할 때 기꺼이 나는 휴지가 되기로 한다 나는 당당한 나무의 후생이다  당연히 나는 원래 내가 아니었다. 각색되어 태어난 후생일 뿐이다. 내 기억 속 전생은 내 기억의 회로가 미처 성장하기도 전에 세상을 등졌다.어느 땅에서도 새로운 지역에서는 우선 나를 버려야 한다. “나를 가슴에 ..

산분장(散粉葬)

[만물상] 산분장(散粉葬)김민철 기자입력 2025.01.15. 20:38업데이트 2025.01.16. 00:08  추석 당일인 24일, 성묘(조상의 묘를 손질하고 살피는 일)를 하기 위해 전북 전주효자공원묘지를 찾은 사람들. 1997년 세상을 떠난 덩샤오핑은 “각막은 기증하고 시신은 해부용으로 쓴 다음 화장해 바다에 뿌려 달라”고 유언했다. 그의 유골은 홍콩 앞바다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바다에 뿌려졌다. 그는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난센스’라며 이 같은 유언을 남겼다. 그는 사후에 자신의 기념관을 세우지 말고 동상도 만들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치고는 소박하게 삶을 마무리했다.일러스트=이철원 ▶상당수 국가에서는 화장한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바다장이 보편적인 장례 ..

문화평론 2025.01.21

'여수의 사랑' 동백나무는 왜 눈물을 뚝뚝 흘릴까

'여수의 사랑' 동백나무는 왜 눈물을 뚝뚝 흘릴까 [김민철의 꽃이야기]김민철 기자입력 2025.01.21. 00:05업데이트 2025.01.21. 08:33   ‘여수의 사랑’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이 1995년 낸 첫 소설집이다. 표제작 ‘여수의 사랑’은 정선과 자흔이라는 두 20대 여성이 주인공이지만 발랄한 이야기가 아니다. 요즘 젊은 세대가 주로 고민하고 방황하는 취업이나 연애 이야기도 아니다. 딱 한 세대 전인 90년대 두 20대 여성은 무엇 때문에 지쳐서 힘겹게 살아갈까.화자인 정선은 여수가 고향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죽자 아버지는 두 딸과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다. 아버지와 동생은 죽었지만 혼자 살아남았다. 그 트라우마로 고향을 단 한번도 다시 찾지 않았다. 월세를 반분(半分)할 룸메이..

[212] 노다정산(勞多精散)

[정민의 세설신어] [212] 노다정산(勞多精散)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5.29. 03:31  명나라 왕상진(王象晋·1561~1653)이 편집한 '일성격언록(日省格言錄)'을 펼쳐 읽는데, 다음 구절에 눈이 멎는다."눈은 육신의 거울이다. 귀는 몸의 창문이다. 많이 보면 거울은 흐려지고, 많이 들으면 창문이 막히고 만다. 얼굴은 정신의 뜨락이다. 머리카락은 뇌의 꽃이다. 마음이 슬퍼지면 얼굴이 초췌해지고, 뇌가 감소하면 머리카락이 하얘진다. 정기(精氣)는 몸의 정신이다. 밝음은 몸의 보배다. 노고가 많으면 정기가 흩어지고(勞多精散), 애를 쏟으면 밝음이 사라진다."(眼者身之鏡, 耳者體之牖. 視多則鏡昏, 聽衆則牖閉. 面者神之庭, 髮者腦之華. 心悲則面焦, 腦減則髮素. 精者體之神, 明者身之寶...

[나무편지] 일본의 高僧이 즐겨 찾으며 노래했던 천년고찰의 거대한 나무

[나무편지] 일본의 高僧이 즐겨 찾으며 노래했던 천년고찰의 거대한 나무  ★ 1,270번째 《나무편지》 ★   오늘의 《나무편지》에서는 일본 시코쿠 지역의 나무 답사 이야기를 마무리하렵니다. 지난 해 12월 초의 답사에서 가장 풍요롭게 만난 나무는 녹나무였습니다. 역시 일본의 남부지역을 대표할 만한 나무인 걸 단박에 알 수 있던 답사였습니다. 그야말로 ‘발길에 채이는’ 나무가 녹나무였는데요, 그 중의 한 그루인 도쿠시마 가모마을에 국가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녹나무는 이미 보여드렸습니다. 사진으로 미처 다 표현하지는 못했어도 정말 훌륭한 나무였습니다. 그 외에도 크고 아름다운 녹나무를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나무편지》에서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두 그루의 녹나무를 보여드리며, 12월 답사 이..

7번 국도

7번 국도  북행,밀려 내려오는 바람을 피할 수는 없다우리에게 밀려오는 외로움도 저와 같아서저절로 눈시울 뜨거워지고 살이 에인다남하하는 새떼들 묵묵히 하늘가를 스치고 난 후한 마디 울음소리가 가슴에 서늘할 때오른쪽 팔목을 잡는 바다끝끝내 따라온다줄 것도 없고 받을 것도 없는 공의 바다옆구리 쪽으로 통증이 기운다관동팔경의 몇 경을 지나왔나절벽에서 꽃을 따던 신라 할배백 보 바다로 나아가 보니흩뿌리는 눈보라가 저 홀로 마을을 지나고 있다

밥상머리 대화법, 교육부가 학부모 교육

밥상머리 대화법, 교육부가 학부모 교육표태준 기자입력 2025.01.17. 05:02업데이트 2025.01.17. 10:17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모습. /뉴스1 “‘100점을 맞았네. 역시 똑똑해’라고 결과를 칭찬하기보다 ‘문제를 풀기 위해 이렇게 노력하다니, 정말 대단해’라고 과정을 칭찬해 주세요.”교육부가 ‘학부모 교육’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가이드북을 만들어 전국 시·도교육청과 학부모에게 배포한다. 또 학부모 교육과정도 새로 만들어 온·오프라인 강의를 시작한다. 자녀 생애 주기별 특징, 의사소통 방법, 교육 노하우 등 정보를 정부가 직접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16일 교육..

202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당선작

202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당선작 - 토마토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 안수현박숙인 2025. 1. 4. 17:16 토마토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   안수현 ​윗집은 오늘도 많이 더운가 보다아무렇게나 잘라두어 우리 집 창문에 아른거리는에어컨 실외기 호스에서물이 뚝뚝 떨어진다 엄마는 시끄럽다면서도마른 토마토 화분을 물자리에 밀어둔다​ 새순 발끝을 받치고 있는 큰 줄기손끝이 새파랗다너를 이렇게밖에 밀어올리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는누군가와 닮았다​ 왜 자꾸 안쓰러운 표정을 짓는 걸까,그냥 그렇게 된 건데 우린순진한 토마토일 뿐인데 어차피 충분히 어른이 되면고개를 깊이 숙이고자신을 떨어뜨려야 할 텐데 ​땅에서 났으면서도먼 하늘만 보고 자라땅에 묻히기를 두려워하는엄마 없는 엄마와 엄마밖에 없는 딸..

그래도 고종 임금은 반대파 '척결'엔 성공했다

[유석재의 돌발史전] 그래도 고종 임금은 반대파 '척결'엔 성공했다친위 쿠데타의 성격도 있었던 1896년 아관파천 유석재 기자입력 2025.01.17. 00:00업데이트 2025.01.17. 11:36   유석재의 돌발史전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79194조선 26대 국왕이자 대한제국 초대 황제였던 고종(1852~1919)의 초상화. /국립중앙박물관 2025년 을사년을 맞아 쓴 지난번 글에선 120년 전 을사년의 진실 한 조각을 추적했습니다. 1905년 대한제국의 고종 황제가 ‘을사늑약을 거부했는데 그 뜻과 달리 을사오적이 조약에 찬동한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직전 이토 히로부미와 대면해 벌인 협상에서 ‘외교권을 양도하기로 결론을 지은..

유물과의 대화 2025.01.17

"계엄도 탄핵도 모두 칼춤이다…지금 여야는 한풀이 정치"

"계엄도 탄핵도 모두 칼춤이다…지금 여야는 한풀이 정치"중앙일보 입력 2025.01.17 00:46백성호의 현문우답개척교회라지만 자신의 좁은 집이었다. 교인은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자녀 둘. 그게 전부였다. 1990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교회를 개척한 류영모 목사는 결국 교인 1만6000명의 한소망교회(일산)를 일구었다.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쓰리맨”이라고 부른다. 맨손과 맨몸으로 맨땅에서 우뚝 섰기 때문이다.류영모 목사는 몸소 개척해 34년간 일군 교회를 후임 목사에게 훌훌 승계했다. 승계 과정은 무척 투명하고 모범적이었다. 류 목사는 "교회의 주인은 저도 아니고 후임도 아니다. 하나님이다"라고 말했다. 김현동 기자지난해 11월, 70세 정년을 맞이한 류 목사는 피땀으로 일군 교회를 후임 목사에..

문화평론 2025.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