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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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폭포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6. 8. 15. 02:08

폭포

 

수 만 마리의 푸른 말들이 가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떨어질 때

그 때 그 말들은 천마가 된다

천마가 되면서 순간, 산화하는 꽃잎들을

젊은 날 우리들은 얼마나 눈부시게 바라보았던가

아무에게도 배운 적 없는 사랑의 꿈틀거림이

천 길 아래로 우리를 떠밀어내었던가

그 푸른 말들이 하염없이 흘러서 한 가슴을 적시기라도 했단 말인가

 

 

추락이 두려워서 아니 이미 밑바닥까지 추락해버린

한 사내가 폭포를 더듬어 올라가고 있다

물방울들이 수 만 마리의 연어들처럼 꿈틀대면서

하늘을 오르는 계단을 헛딛고 있다

얼굴에 엉겨붙는 물보라 그 소리가

하늘에 박혀있는 새들의 날개처럼 펄럭거린다

 

 

이미 황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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