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관음
아무 곳에도 닿지 않는 천 개의 손이 있다.
움켜쥐기 위한 손이 아니라면 차라리 허공의 틈새를 찾는 눈이 맞겠다.
그렇다면 나뭇가지 하나가 허공을 더듬거리며 하는 일은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길을 내미는 것이리라.
먼 길 떠나 돌아오지 않는 어미를 기다리는 아이의 눈빛으로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여 독약에 닿으려는 혀처럼
여린 가지는 나무에게
새가 되어 날아가고 싶은
꿈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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