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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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베이비박스 2019

옆 집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2. 10. 11. 11:35

 

옆 집

 

 

벽에 가로 가로막히고 기둥으로 숨겨진

암호로만 문을 여는

아득하게 은하계 저 건너편 먼 옆집도 있고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주인 몰래 들어가

낮잠도 자고 음악도 들을 수 있는

은은하게 가슴을 맞댈 수 있는 그런

먼 옆집도 있다

 

멀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등을 맞대지 않고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

옆집과 옆집 사이에는 카페 그리움이 있다

 

닉네임이 달린 그 수많은 옆집은

멀기만 한 내 가슴 속에 있다

 

바다가 되고

수심 모를 깊은 하늘이 되고

손 뻗쳐도 아쉽게 닿지 않는 별이 되기에

 

심장은 지금도

발자국 소리를 내며

그들에게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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