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부르다
떠나간 사람을 붙잡을 수는 없어도
마음 밖으로 어찌 보낼 수 있으랴
아무도 나를 불러주지 않을 때
나를 호명하면
장항선이 달려오고
바다에 가닿는 언덕 등 뒤로
엄동의 동백 몇잎
붉게 피어난다
이제는 옛집으로 남은 사람아
끝내 종착역은 더 멀리 떠나
내 몸을 내리지 못할지라도
나는 어둠을 걸어 닿으리라
내 이름을 부를 때마다
끝끝내 피어있는 동백아
가여운 내 몸을 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내 몸에 깃든 장항선 철길을 지우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2021 년 서천문협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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