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망각은 하얗다 1991
망각은 하얗다
구름이며 연기,
원혼처럼 떠도는 희망의
찌꺼기다
눈 깜짝할 새에
솟아오른 잡풀
완강할수록 평화롭게 깃드는
붉은 녹
눈을 감는다
지렁이같은 주름살들이
온몸을 웅크린 채로
어디에 거미줄을 칠까
꿈클거린다
시간의 이복동생,
망강이여
결합된 암나사와 숫나사
사이에서
태어나는 소멸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