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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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은 하얗다 1991

茶毘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6. 17. 21:26

茶毘

 

맑은 창 너머

당신은 이렇게

눈물을  통해서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자작나무 숲을 지나

아무  뜻없이 성기는 눈발

당신의 말씀으로  활활

타오르는 동안

다져입은 옷소매로 스며드는

회귀의 굴레

천천히, 어둠이

길을 끊어내고 있습니다

뎅그렁 뎅그렁 울리는

온몸의 물소리 죄다 쏟아내고

눈물도 말라버린 후

이제야 당신을 생각합니다

마음이 아플 때는

더욱 아프게 박아두라고

당신은 몇 개의 못을

내게 전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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