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망각은 하얗다 1991

나는 말해야겠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2. 3. 31. 15:52

나는 말해야겠다

 

나는 말해야겠다

탐스러운 몇 송이 꽃을 들고

될 수 있으면 상냥하게

가볍게 머리를 숙이고 꼬리를 숨긴 채

레지스탕스처럼 은밀히

나는 말해야겠다

달콤하게 죽을 수 있다면

사랑하자고

미움과 적의 마저도 사랑하겠노라고

복음을 전파하는

군중 속의 어릿광대

불온벽보와 같은 시간을 지나

충혈된 후렛쉬의 검문을 피해

빨리빨리 불질러 버려야 겠다

통곡의 벽에서 기도가 끝나기 전에

나는 말해야겠다

되돌아 서서 고개를 흔들며

부인하기 전에 

'망각은 하얗다 1991'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22.04.11
망각은 하얗다  (0) 2021.07.04
심야통화  (0) 2021.06.27
프로메테우스  (0) 2021.06.22
茶毘  (0) 2021.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