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칼과 집 1993

겨울 팟종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12. 6. 22:33

겨울 팟종

 

어떤 꽃이 필까 궁금하였다

박토에 내릴

연약한 뿌리를 보니

살아낼 듯 싶지 않았다

독한 욕설 같은 세상일에

때때로 박히는 대못은 없었을까

가슴을 앓다 고이고이

눈물도 몰래 뿌려 주었다

 

 

아프고

슬프고

기쁘고

괴로웠다

 

 

그리고 아,

꽃이 피었다

피었다 봉오리마다

오직 한 마음으로만

한 얼굴로만

꽃이 피었다

백치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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