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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와 시집에 대한 평론

별똥별이 내게 한 말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8. 1. 11. 12:59

별똥별이 내게 한 말

 

사랑은

한 번이면 족한 것

 

사랑은 순간을

영원으로 되돌리는 것

 

사랑은

모든 길을 버리고서야

찾아오는 것

 

*2016년 《천태산 은행나무 시제》 발표

* 시집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알고 있다』. (시인동네 2017)

 

 

태양계 공간에 흩어져 있거나 떠다니는 작은 물체들 중 어떤 것이 지구의 인력을 받아 지구의 대기권에 빠른 속도로 진입할 때 빛을 발하는 현상을 별똥별이라고도 한다. 이들의 대부분은 지상에 도달하기 전에 완전히 타버려 기체가 되어버리는데, 다 타지 않고 남아서 지상에 떨어진 운석도 있다. 시인은 이 별똥별에 부쳐 강렬한 사랑의 아포리즘을 남긴다.

 

사랑은 이 별똥별 같은 순간을 ‘영원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한다. 사랑은 때로는 실제의 현상과 시각을 훨씬 뛰어넘는 다분히 초월적 관념이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정신적인 내면에 깊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실제로 눈앞에 있든 없든, 혹은 생존해 있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한 번 내 가슴 속으로 떨어진 푸른 별은 현실과 현상의 세계를 뛰어 넘어 그 불멸의 영원성을 영원히 내 가슴 속에 조각하기 때문이다. 

 

-권순진, 시와시와 2017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