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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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시킨 일 2011

봄의 가면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4. 1. 14. 12:14

 

봄의 가면

 

마음껏 안으라는 말을 믿어서는 안된다

분명 앞에 있는 듯 싶었는데

한 걸음 내딛을 때 서늘해지는 등 뒤

서걱거리는 소리에 뒤돌아보아서는 안된다

뛰어내릴까 말까 망설여지는 벼랑 앞에서

배후의 유혹을 느끼게 되지만

걸어온 생은 이미 막막한 사막의 물결에 덮여

널름거리는 바람의 혀에 문장을 바꾸고 있다

양파를 까며 눈물 흘리듯

가면을 벗기다 가는 봄

웃음을 벗기면 슬픔의 속살이 보이고

슬픔을 벗겨내면 또 어떤 얼굴이 돋아오를까

마지막 한 장의 가면은 남겨두기로 한다

시간과 겨루고 싶은 꿈을

버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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