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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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河東 松林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5. 14. 14:14

 

河東 松林 / 나호열

 

 

그 때에도

섬진강은 낮은 목소리로 바다를 향해

걸음을 늦추고 있었을 것이다.

어린 소나무들을 허허벌판에 심으며

몇 백년이 흘러야 울울한 숲이 되겠는지

그저 푸른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을 사람들

머물지 못하는 목숨을 어쩌지 못하는 것이

어찌 어제 오늘의 일이랴

아이스크림 장사가 지나가고

멀리서 하동 송림 구경나온

눈 먼 사내가 두드리는 지팡이 소리에

성급히 물 속으로 몸 감추는 길

경상도 전라도 사투리가 뒤섞인 재첩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고 있는 동안에도

쉬임없이 몸을 곧추 세우는

소나무의 외침이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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