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눈물이 시킨 일 2011

세렝게티의 추억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3. 30. 10:43

 

세렝게티의 추억

 

무엇으로 나를 부르던 상관이 없다

스스로 사냥을 하지 못하여

이글거리는 하늘을 배회하는 대머리 독수리

무방비로 강을 건너는 누우 떼의 발목을 잡는

흉측한 악어

게으르게 게으르게 암놈이 차려놓은 성찬에

윗자리를 차지하는 수사자

제 자식이 잡혀 먹어도 눈만 멀뚱거리는

톰슨 가젤

혼자서는 도저히 살아가지 못하는

하이에나

그 무엇으로 나를 바라보아도 어쩔 수 없다

평화로운 한 장의 그림엽서

광대한 초원의 한낮 같은 매일을 뜯어내면서

인화되지 않은 꿈의 이면을 들여다 본다

 

먹고 먹히되

승자와 패자가 없는 곳

서로가 서로의 양식으로

몸을 내어 주는 곳

값싼 동정의 눈물이 조금도 용납 되지 않는 곳

 

 

'눈물이 시킨 일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 소나무  (0) 2013.04.01
고사리 꺾기  (0) 2013.03.31
낭만에 대하여   (0) 2013.03.27
안개의 바다   (0) 2013.03.25
밤과 꿈  (0) 2013.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