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디2001

만월滿月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10. 28. 23:15

만월滿月 / 나호열

 

 

마음에 등을 달아 놓으려다가

그만

바람결에 끈을 묶어 놓았다

 

헤진 솔깃 기울 수 있을 만큼만

한 팔 뻗쳐 문 여밀 수 있을 만큼만

불 밝혀 놓으면

길고 모진 밤도 서럽지 않아

너울대는 그림자도 친구가 되지

 

바람 따라

날아가 버린 등은

저 혼자 차올라서

고개 마루턱에 숨차게 걸려 있다

 

이 밤

먼 길 떠나려는 사람의 발 밑에

또르르 굴러가는  이 마음은

왜 이리 시리기만 한가

 

 

 

'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디200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엄한 숲 / 나호열  (0) 2012.11.03
침향枕香 / 나호열  (0) 2012.10.29
초봄 부근 / 나호열  (0) 2012.10.26
꽃다발을 든 사내 / 나호열  (0) 2012.10.24
청동화로靑銅火爐   (0) 2012.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