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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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디2001

그 겨울의 찻집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9. 12. 00:38

 

그 겨울의 찻집 / 나호열

 

이 새벽에

떠나가는 사람이 많구나

돌아가는 사람이 많구나

초점을 잃은 채 불빛은

유리잔 부딪는 소리로 흩어지고

겨울의 찻집에서 그에게 전화를 건다

지친 나그네가 되어 두드리는 문의 저 편에서

꽃다발을 들고 금방이라도 뛰어나올 것 같은데

그는 늘 시린 등뒤에서 절벽을 껴안고 있다

알라딘의 램프 속에서 나타나는 사람

알라딘의 램프 속으로 사라지는 사람

주홍글씨를 달고 싶지 앟은 내 마음이

얼마나 깊은 강물로 울고 있는지 그는 알아

내가 하고 싶은 그 말을

내가 듣고 싶어하는 그 말을

안녕 이라는 한 마디로 대신한다

겨울 밤 찻집에서 그에게 전화를 건다

얼마나 숨차게 나에게 달려오고 있는 있는지

그는 부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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