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메일, 별에서 별까지 / 나호열
그가 잠든 시간에
조심조심 나는 컴퓨터 자판을 두드린다
무거운 짐 돌덩이에 눌린 꿈속을
내가 헤맬 때
그는 벌써 창문을 열고 침엽수림을 건너온
아침 햇살을 방안 가득 채운다
그의 집과 나의 집은
얼마나 가까운지 먼지
깜박거리는 화면 속으로 사라지는 말들이
키 작은 우체통 속에 예쁘게 담겨 있을 것 같아
더듬거리며 허공을 짚어내는 손길이
그믐으로 가는 달빛을 조용히 쓸어 내리는
이 엇갈림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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