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디2001

이 메일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9. 13. 22:59

 이 메일 / 나호열

 

 

이 메일에는 보관함이 있고 휴지통이 있다

휴지통은 쓸데없는 것, 별 볼일 없는 것

용도 폐기된 것들을 버리는 것이지만

떄로는 소중하고, 기억에 남아 있어야 할 것도

버려야할 때가 있다

휴지통은 뚜껑이 있거나 아예 뚜껑조차 없이

무조건 열려 있다

휴지통조차도 그것이 가득 차면 버려지기를 원한다

정말 삭제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우리는 고통스럽게 예의 버튼을 눌러야 할 때가 있다

순식간에 비워지는 말들, 시간의 때들

그것들, 순식간에 사라지는 비밀의 통로 저편에서

늘어난 저장용량만큼의 휴지통이

추억이 지워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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