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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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디2001

귀인貴人을 기다리며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9. 9. 22:55

귀인貴人을 기다리며 / 나호열

 

 

 

당신에게 귀인이 찾아올 것입니다

아무리 꼭꼭 잠구어도

마음 시린 바람은 틈새로 스며들었고

꽃들은 말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그 날 이후부터 문을 열어 두었다

바람과 먼지가 제멋대로 끼여들었다

갈증을 가득 안은 채 사막을 건너가는 사람

주지도 않고 가져가기만 하는 사람

길을 읽어 북극성을 찾는 사람

열어둔 문틈 사이로

불빛이 훤하게 비추었다고 했다

수많은 사람들 지나갔어도

아직도 기다리는 귀인은 오지 않았다

그가 왔었는데 그 때 나는 이미

멀리 떠나온 이후였을지 모른다

전설 속의 그 사람처럼 변장을 하고

나를 시험에 들게 하였을지 모른다

문을 열어 두었다

이제는 내가 귀인을 찾아 나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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