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번 국도 / 나호열
생전 가 보지 않은 길을 꿈꾸고 있다
부드러운 입술이
뭉클해지는 가슴이 자꾸 길을 막는다
강 건너에서 헤어졌던 길인데
다시 여기서 만나
이런 부끄러움 일 때
안개는 산을 하늘께로 밀어올려
푸른 꽃을 만들고
꽃대궁 속으로 또르르 굴러들어가는 눈물같이
길은 또 자꾸 숨는다
눈을 감고
부드러운 입술과 뭉클한 가슴을 따라가면
어느 마을에 닿을 수 있을까
두려운 기쁨으로 고개를 넘었다
세월로도 지워지지 않는 길이 새로
내 인생을 가로 질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