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타인의 슬픔 2008

경강이라는 곳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5. 28. 18:58

경강이라는 곳 / 나호열

 

 

주인이 사라진 거미줄에

하늘이 걸려 있다

문은 하나인데

너는 출구라고 하고

나는 입구라고 우긴다

하늘이나 깊은 바다를 본 탓이다

푸름을 시간에 잘못 입력했던 까닭에

출렁거리는 현에

날개가 닿는 순간에도 눈빛이 맑다

참을성이 많은 주인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크게 웃거나 조용히 울 때

잔주름으로 다가오는 저 물결

역장은 기차는 이미 떠났거나

아직 오지 않았다고 저만치 서 있다

'타인의 슬픔 20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막의 금언   (0) 2012.05.31
경강 역에서   (0) 2012.05.29
  (0) 2012.05.27
75 번 국도   (0) 2012.05.24
낮달   (0) 2012.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