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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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적소 謫所의 그늘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3. 4. 00:57

 

적소 謫所의 그늘

-괴산 산막이길

 

들머리 왁자지껄 여럿이 가다보니

어느새 참나무 두 그루

수심 깊은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봄이었는데

한 뼘씩 비껴 떨어지는 햇살마냥

행운은 내 것이 아니었나보다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돌단풍 희게 웃고 있으나

목 빠진 소식 오지 않고

기다림의 십년이 오고

십 년의 그리움이 갔다고 한다

 

하늘 아래 어디 숨을 곳 있을까

귀향을 기다리다 옛집 허물어져가고

마주쳐 오는 저 바람 왠지 낯익다

 

잠깐 동안 꽃은 피어

실성한 듯 웃음 매단

살구나무 옆을 죄 지은 듯 지나가는

귀양살이 끝낸 한 늙은이

바람 책 한 권 같다

날머리 참나무 두 그루 상피 붙어

세월은 또 얼추 흘러간 듯하다

 

스토리문학 2012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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