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포에서 / 나호열
사막을 미치도록 그리워했던 그 여자가 울고 또 울고 또 세 번을 울었다는 바다, 그저 풍문으로 들었을 뿐인 그 사연은 알며 치정이 된다. 면벽하듯 바라보니 밀려오는 파도 속에 내가 풀어야 할 문제와 단박에 깨우쳐야 할 해답이 까무러치고 까무러치고 이 파도 소리 들리냐고 잘 들어보라고 바다에 귀 들이대는 사람들이 보살 같다, 그대를 향하여 몇 겹으로 접은 가슴을 펼쳐내니 내가 배워야 할 말들은 비수처럼 떨어지는 느낌표 하나뿐, 돌아가서 그대에게 다시 펼쳐 보일 때까지 온전할지 몰라, 해무에 둘러싸인 섬을 향하여 멀어지는 배 사라질 때까지 나지막이 날아보는 갈매기 한 마리 그,섬,에,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