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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아우라지 사랑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1. 7. 25. 20:32

아우라지 사랑 / 나호열

 

 

 

 

동해 지나 백복령 넘기 전 무릉도원 있다는데

아리아리 전설 숨바꼭질 하듯 삼화사 절간 옮겨 숨었

다는데

때로는 모른 척 넘어가고

일부러 지나치기도 하는 것이 사랑이라기에

구름, 치마 위로 올리며 백복령 넘었다

아라리 듣기에 턱없이 가벼운 나의 삶

차마 쑥스러워

양수, 음수 힘쓰고 버린 자갈밭에 서성거린다

모나고 둥근 돌, 검고 흰 돌

뒤엉켜 한 몸이 된 것이 언제이던가

너무 소중하여

부질없는 재산목록처럼

헛손질만 배우는 한낮

결코

속 보여주지 않겠다

수많은 모래알로 부서질 때까지

끝까지 사랑한다 말하지 않겠다

강물에 온몸을 던지며 오글거리는

침묵의 도가니 속에서

아주 작은 새알만한

돌을 줍는다

 

숲이 되리라, 공기가 되리라, 맑은 이슬이 되리라

아직 쿵덕거리는 이 심장의 고동소리로 그대를 부화시

키리라

아라리, 아라리, 돌을 주워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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