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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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가계’

나룻배 올라타자 명·청 시대 돌아간듯… 강변 타고 흐르는 ‘판타지 야경’[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4-06-27 09:34업데이트 2024-06-27 09:58 봉황고성(鳳凰古城)의 야경. 어둠이 내리면 강을 끼고 은은한 조명을 받은 옛 건축물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시간을 되돌려 고대도시 공간 속으로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한국인의 스테디셀러 여행지 중국 ‘장가계’ (下)인구 5만명 도시 ‘봉황고성’밤마다 강 양옆으로 조명 밝혀끝없이 늘어선 4~5층 누각 장관낮 시간대 담박한 모습도 매력종합선물세트 여행 하이라이트소수민족의 민속공연도 되살려왕이 살았던 마을 ‘부용진’초나라·촉나라 교류하던 통로기둥 위의 집 고상가옥들 빼곡벼랑 낀 50m ‘2단 폭포’ 웅장패키지 상품보다 ..

칠백 년 긴 세월을 씨앗에 품고 살아남은 고려시대의 붉은 연꽃

[나무편지] 칠백 년 긴 세월을 씨앗에 품고 살아남은 고려시대의 붉은 연꽃  ★ 1,245번째 《나무편지》 ★   아직도 한낮의 햇볕은 견디기 어려울 만큼 뜨겁습니다. 아! 이렇게 써놓고 보니, 한낮이 아니면 좀 견딜 만하다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그렇지 않은가요? 입추 지나면서 아침과 밤에는 좀 나아진 듯합니다. 입추 지났다는 마음의 안도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기상 정보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달 들어서 제가 사는 곳 기준으로 8월1일 최저기온이 27.3도였고, 2일은 28.2도, 3일은 27.2도였습니다. 10일까지 6일과 9일만 25.6도로 26도 아래로 내려갔지만, 다른 날들은 모두 27도 근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최저기온이 화수요일이 26도, 목금요일은 25도, 그리고 토요일은 2..

2024 만해문예대상 안선재 수사 인터뷰

'님의 침묵'도 영어로… 만해는 고통 딛고 살아가는 법 일깨웠다2024 만해문예대상 안선재 수사 인터뷰김한수 기자입력 2024.08.09. 00:35     2024만해문예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안선재 (Brother Anthony) 서강대 명예교수가 서울 마포구 자신의 작업실에서 조선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안선재 수사는 한국의 시와 소설을 영문으로 번역해 세계에 알린 공로를 인정 받아 수상하게 됐다./전기병 기자 “서정주 선생은 알츠하이머로 고생하던 사모님 대신 장 보고, 와이프 돌보고, 집안일 다 하고, 참 대단했지. 구상 선생은 항상 웃었어요. 천상병 시인은 직접 못 만났고, 1993년 4월 28일 돌아가신 지 1~2주 후에 (천 시인 아내가 운영하던) 찻집 ’귀천’에서 사모님을 만나 이후로 친해졌..

용왕님 허락해야 만난다…바다에서 사막을 걷다

용왕님 허락해야 만난다…바다에서 사막을 걷다중앙일보입력 2024.08.09 00:02업데이트 2024.08.09 01:41진우석의 Wild Korea ⑯ 인천 옹진군 대이작도인천 대이작도는 썰물 때 바닷속에 숨어 있던 모래 언덕 ‘풀등’이 드러난다. 면적이 100㎡쯤 된다.  인천시 옹진군에 속한 대이작도는 작고 예쁜 섬이다. 면적이 2.57㎢, 해안선 길이는 18㎞에 불과해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둘러보기 좋다. 걷기 좋은 ‘갯티길’이 섬 구석구석 나 있고, 부아산(159m)에 오르면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대이작도의 최고 볼거리는 썰물 때 드러나는 모래 언덕 ‘풀등’이다. 한국에서 가장 크고 신비로운 풀등이 대이작도 앞바다에 펼쳐진다.자연의 신비로움 가득한 풀등                     ..

카테고리 없음 2024.08.09

서해 풍도의 야생화와 청일전쟁

청군 700명 수장된 해변에 무심한 야생화 단지중앙일보입력 2024.08.09 00:23서해 풍도의 야생화와 청일전쟁김정탁 노장사상가인천에서 여객선을 타고 남쪽으로 1시간 반 정도 달리면 풍도(楓島)라는 조그만 섬을 만난다. 얼마 전만 해도 풍도(豊島)였는데 일본인이 지었다고 해 이 섬에 단풍나무가 많은 이유를 들어서 ‘단풍나무 풍(楓)’으로 바꾸었다. 풍도는 행정상으로는 경기도 안산이지만, 아산만 입구에 있어 거리상으로는 충남 당진이나 서산에 훨씬 가깝다. 그래서 밤이 되면 서산 대산산업단지의 불빛에 눈이 부시다.풍도가 우리 기억에 새로운 건 청일전쟁이 시작된 곳이어서다. 1894년 7월 일본 군함 세 척이 풍도 앞바다에서 청나라 순양함 제원호(濟遠號)와 포함 광을호(廣乙號)를 기습 공격하면서 청일전쟁..

유물과의 대화 2024.08.09

무산십이봉 휘감은 ‘비단 안개’ 지나… 유비가 숨 거둔 마지막 협곡에 닿다

무산십이봉 휘감은 ‘비단 안개’ 지나… 유비가 숨 거둔 마지막 협곡에 닿다[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4-05-09 09:24업데이트 2024-05-09 10:06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상수 코스라면 삼협 중의 마지막 협곡이고, 물길을 따라 내려가는 하수 코스라면 가장 먼저 만나는 대문과 같은 협곡인 구당협의 웅장한 모습. 중국 돈 10위안 지폐 뒷면에 여기가 그려져 있다.■ 박경일기자의 여행다시 열린 장강삼협 (2) 江따라 흐르는 전설·소설·옛시무협, 직벽 가까운 협곡에 압도사람 형상 닮은 신녀봉 바위에초나라 회왕의 전설 등 전해져10위안 지폐 뒷면 도안 구당협협곡 빠져나가면 백제성 이어져유비의 최후 장면 인물상 재현사면받은 이백의 가슴 벅찬 詩늙고 병들어 쓸쓸한 두보의 글명소마다 위대한 시인의..

日 기관에 폭탄 투척 전 결연함 담긴 나석주 의사 편지 7점 일반에 첫 공개

日 기관에 폭탄 투척 전 결연함 담긴 나석주 의사 편지 7점 일반에 첫 공개백범 김구·이승춘 등에 편지 보내"계획대로 확실하게 실행할 예정… 본국서 몸값하고 죽겠다" 각오허윤희 기자입력 2024.08.08. 00:35업데이트 2024.08.08. 00:46   1925년 7월 28일 나석주가 김구에게 보낸 편지. 폭탄 투척 의거를 결심하고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알리는 내용이다. 편지는 총 4장, 맨 오른쪽은 편지봉투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지품(폭탄)은 준비되었는데, 비용 몇백 원만 아직 완전히 수중에 들어오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걸릴 뿐이지 안 될 리는 전혀 없습니다.”1925년 7월 28일 의열단원 나석주(1892~1926)는 백범 김구(1876~1949)에게 편지 한 통을 보냈다. 국..

유물과의 대화 2024.08.08

[7] 문을 열고 폴짝 나오는 생명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7] 문을 열고 폴짝 나오는 생명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03.14. 03:00업데이트 2024.03.27. 10:23  뒤돌아보니내 발을 밟고 가는개구리로다見返[みかえ]るや我[わ]が足[あし]ふんでゆく蛙[かえる] 대지의 문이 열렸다. 봄기운을 느낀 생명들이 기지개를 켜고 밖으로 나온다. 긴긴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 한 마리가 비몽사몽 뛰어가다가 연못가에 선 인간의 발을 밟고 간다. 양말에 구두를 신었다면 개구리에게 발이 밟혀도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게다를 신은 맨발의 발등이라 폴짝 뛴 탄성이 잘 느껴졌으리라. 바야흐로 경칩의 촉감. 뒤돌아보고서야 존재를 깨닫는 시선도 경쾌하다. 에도시대 시인 신토쿠(信徳, 1633~1698)의 하이쿠다.문을 열고 나오는 건 개구리(..

고통은 받아들이되, 딱 그만큼만 아파하세요

[마음을 찾는 사람들] 고통은 받아들이되, 딱 그만큼만 아파하세요정신의학과 명상 접목 앞장채정호 서울성모병원 교수김한수 기자입력 2024.08.07. 00:30 채정호 교수는 "틈 날 때마다 병원 곳곳을 걸으며 스스로 자연과 연결된 것을 느낀다"며 "사람이나 반려동식물 혹은 반려석(돌)이라도 정해서 세상과 연결된 느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우리는 흔히 ‘잘 산다’라면 ‘부자’를 생각하지요. 제가 만나는 환자분 중에는 부자가 많아요. 그분들은 사는 것이 힘들어서 죽고 싶어졌기에 저를 만나러 옵니다. 통장에 있는 숫자는 ‘나’가 아닙니다. ‘잘 산다’는 것은 부자가 아니라 ‘잘 있다’ ‘잘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잘 존재한다는 것은 ‘지금 여기’에 잘 있는 것입니다. 잘 존재하기..

성인(聖人)들이 생고생하는 나라

[이응준의 포스트잇] [33] 성인(聖人)들이 생고생하는 나라이응준 시인·소설가입력 2024.08.06. 00:00   인간을 짐승과 구별시키는 결정적 세 가지가 있다면, ‘과학’과 ‘예술’과 ‘종교’일 것이다.평소 스님과 목사님 등 여러 종교 사제(司祭)들의 말씀에서 공부를 얻곤 한다. 삼국 시대와 통일신라 시대의 승려 원효(元曉)에 대한 대중적 키워드로 ‘해골’과 ‘파계(破戒)’를 들을 수 있다. 원효는 승려 의상(義湘)과 두 차례 당나라 유학을 시도한다. 34세 때인 650년에는 고구려 국경 경비대에 잡혔다가 풀려나는 바람에 실패했고, 45세 때인 661년에는 당항성 부근 횡혈식 석실 파묘(破墓) 안에서 잠을 자다 비몽사몽 어둠 속에서 마신 달고 청량한 물이 아침에 깨어 보니 해골에 담긴 더러운 물..

농민신문 2024 시 당선작

상현달을 정독해주세요​                             박동주​​햅쌀을 대야에 가득 담아요차고 푸른 물을 넘치도록 부으면햅쌀은 물에서 부족한 잠을 채워요쌀눈까지 하얗게 불었을 때당신을 향한 마음이 몸을 풀어요​상현달처럼 차오르는마음을 알아차렸다면 속삭여 주세요​도톰한 떡살에 소를 넣어요당신을 향한 비문은 골라내고꽃물결 이는 구절만 버무려 소를 만들어요당신 생각으로 먹먹해지는 마음이색색의 반달로 차오르도록한밤중이 되었을 때서쪽 하늘을 골똘히 보아 주세요​반죽을 작게 떼어 양 손바닥 사이에 넣고가을볕이 등을 쓰다듬듯 잔잔히 궁글려요이야기를 담은 소를 가운데 넣어가을 한나절을 빚은 색색의 상현달들떡살에 별자리가 뜨기도 해요비껴간 당신을 향해밤하늘 높이 상현달을 띄워요​이야기가 스며든 여러 빛..

[190] 추연가슬 (墜淵加膝)

[정민의 世說新語] [190] 추연가슬 (墜淵加膝)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2.12.25. 23:30  연암 박지원이 면천 군수 시절, 충청 감사가 연분(年分)의 등급을 낮게 해줄 것을 청하는 장계를 누차 올렸지만 번번이 가납되지 못했다.다급해진 감사가 면천 군수의 글솜씨를 빌려 다시 장계를 올렸다. 연암이 지은 글이 올라가자 그 즉시 윤허가 떨어졌다. 감사는 연암을 청해 각별히 대접하고 은근한 뜻을 펴보였다.하루는 감사가 연암에게 도내 수령의 고과 점수를 매기는 종이를 꺼내놓고 함께 논의할 것을 청했다. 채점을 받아야 할 당사자에게 채점을 같이 하자고 한 것이니, 감사로서는 특별한 후의를 보이려 한 일이었다. 민망해진 연암은 갑자기 아프다는 핑계로 자리를 피해 면천으로 돌아와 버렸다.감사는 ..

[148] 인연

[최영미의 어떤 시] [148] 인연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입력 2023.12.04. 03:00업데이트 2024.03.26. 15:04   일러스트=이철원 인연맨 처음 만났을 때우리는 모르는 사이였지그 순간을 생각하면가슴이 두근거려하마터면 그냥지나칠 뻔한 그 순간 나는 키가 작아 앞줄에 앉고너는 키다리.맨 뒷줄이 네 자리아, 우리가 어떻게단짝이 됐을까! 키다리 친구들과 둘러서서바람이 가만가만 만지는 포플러나무 가지처럼두리번거리다 나를 보고너는 싱긋 웃으며 손짓한다너를 보면 내 코는 절로 벌름벌름내 입은 벙글벙글.-황인숙(1958~) 마지막 두 행이 멋지다. “내 코는 절로 벌름벌름/내 입은 벙글벙글”이라는 표현이 재미있어,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진짜 친구를 보면 말보다 먼저 몸이 반응한다. 친한 사람..

공부할 시 2024.08.05

낭만시인 첫 걸음 6

낭만시인 첫 걸음 6 ■ 현대적 삶의 증언 모던타임즈       최서림 왼쪽 눈은 인조백합이 만개해 있다.오른쪽 눈은 독거미가 진을 치고 있다.전쟁 같은 평화 속에서자기 자신조차 믿을 수 없는 자들,영감 고리오의 콧날을 가졌다.노파 일리나의 갈고리 손을 가졌다.에프 원 경주대회 같은 세상 속에서생의 브레이크가 파열된지도 모르고,어디로 굴러떨어지는지도 모르고굴러가는 자들의 입이 점점뭉크빛 공포로 벌어지고 있다.  - 시집 『가벼워진다는 것』 (현대시학 기획시선 16, 2021)■ 해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층적으로 오버랩되어 나타난다. 유기적 일체성을 상실한 ‘인조백합을 가진 인간’이 있는가 하면, 이기적 인간사회에서 낙오된 발자크 소설에서의 ‘고리오 영감’도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노파 일리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