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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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리

[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1m 이상 큰 키에 황금색 꽃과 꽃대… 무더운 날엔 좋지 않은 냄새 풍겨요마타리김민철 기자입력 2024.08.05. 00:30   마타리에 꽃이 핀 모습. /김민철 기자벌써 마타리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숲이나 풀밭 등 양지바른 곳에서 가장 인상적인 꽃은 황금색 마타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선 마타리는 꽃도 꽃대도 황금색이고 키가 1m 이상으로 커서 시선을 확 끄는 식물입니다. 숲에 가지 않더라도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주변 언덕 등에서 큰 키에 노란색 물결이 하늘거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마타리 무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마타릿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서식 환경이 까다롭지 않아 전국의 산과 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여름부터 시작해 늦게는 10월까지도 볼 ..

초인 기다린 항일 저항시인, 17차례 체포돼 감옥서 순국

초인 기다린 항일 저항시인, 17차례 체포돼 감옥서 순국중앙선데이입력 2024.08.03 00:35업데이트 2024.08.05 10:18김석동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인물 탐구 ⑦ 이육사까마득한 날에하늘이 처음 열리고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렷스랴모든 山脈들이바다를 戀慕해 휘달릴 때도참아 이곳을 犯하든 못하였으리라끈임없는 光陰을부지런한 季節이 픠여선 지고큰 江물이 비로소 길을 열엇다지금 눈 나리고梅花香氣 홀로 아득하니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다시 千古의 뒤에白馬타고 오는 超人이 있어이 曠野에서 목노아 부르게 하리라저항시인 이육사. 1941년 북경으로 떠나기 전 생일에 서명을 담아 친구들과 사촌들에게 나누어준 사진이다. [사진 이육사문학관·김석동]이육사의 유작 ‘광야(曠野)’의 4연은 일제에 저항하는..

꽃 지고 다시 피고 … 열매 맺고 씨앗 맺는 한여름의 나무살이

[나무편지] 꽃 지고 다시 피고 … 열매 맺고 씨앗 맺는 한여름의 나무살이  ★ 1,244번째 《나무편지》 ★   지난 한 주 동안은 많은 분들이 휴가였던 모양입니다. 수도권 시내의 한가한 교통 사정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지요. 주중에는 지방의 일정이 있어서 고속도로에 올랐는데요. 고속도로는 휴가 철임을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정체 상황이었습니다. 평소에 두 시간 조금 넘는 거리의 길을 지난 목요일에는 거의 다섯 시간 걸려 갈 수 있었습니다. 한 해 중에 가장 피로가 높은 시기인 한여름의 휴가철이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번 주, 다음 주, 기상청 중기예보에 나오는 이달 중순까지도 찌는 듯한 무더위는 식지 않는다는 예보를 보니, 숨이 막힐 듯합니다.   숲의 나무들은 이 무더위 속에서도 제 살림살이를 잘 ..

세계 최대 규모의 불교대사전...40년 대장정 끝내

세계 최대 규모의 불교대사전...40년 대장정 끝내중앙일보입력 2024.08.02 00:23백성호 기자중앙일보 종교전문기자 구독백성호의 현문우답구독중백성호 종교전문기자장장 42년에 걸친 대장정이다. 한국 불교계의 숙원 사업이었던 ‘가산불교대사림’(총 20권)의 편찬 작업이 최근 마무리됐다. 원고량만 34만 286장이다. 지금껏 출간된 불교백과사전 중에서 세계 최대의 규모다. 모두 20권이지만 권당 두께가 상당하다. 일반 단행본 서적으로 치자면 200권에 해당하는 분량이다.#서구 계몽주의식 사전 아니다대장정을 이끈 주인공은 지관(智冠, 1932~2012) 스님이다. ‘국내 최고의 학승’으로 꼽히던 그는 동국대 총장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했다. 12년 전에 지관 스님은 입적했지만, 그의 유지를 이어..

붓다를 만나다 2024.08.02

202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2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24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머그잔- 박태인물이 되려는 순간이 있어요 얼굴을 뭉개고입술 꾹 다물고자꾸 그러면 안 돼차를 마시기 위해 물을 끓여요 나는물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가 떨어지고 싶어요창틀에 놓여있던 모과의 쪼그라든 목소리가 살금살금 걷는 듯한 아침어김없이 당신의 그림자는 식탁에 앉아 있어요뜨거운 것으로 입을 불리면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될 것 같은 생각을 해요, 조금 더 따뜻한우리는 언제쯤 깨질 것 같나요? 이런 말은 슬프니까숨을 멈추고 속을 들여다보면 싱크홀 같거나 시계의 입구 같거나 울고 있는 이모티콘 같아요 두 손에 매달려 쓸데없이 계속 자라는 손톱처럼 똑똑 자르면 될 것 같은 시간을 말아 쥐고 있는 기분나는 내 손을 스스로 잘라 버..

[221] 다짜고짜 그치지 맙시다

[양해원의 말글 탐험] [221] 다짜고짜 그치지 맙시다양해원 글지기 대표입력 2024.05.02. 23:54업데이트 2024.05.27. 14:10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같은 학교 인연으로 카톡방 네댓 군데에 들었다. 총동문회, 동기 동창회, 동호회, 소모임…. 죄송하게도 누구 돌아가셨을 때 꽤 성가시다. 부고(訃告) 한번 나면 조문(弔問)이 수십 번 이어지는데, 죽음을 애달파하는 일이 어찌 허물이랴. 정작 받을 사람은 끼지 않은 단체 대화방에 울리는 위로가 어색하다는 얘기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삼가 고인의, 삼가…. 이튿날에야 그쳐 아쉬운 동어반복이 있는가 하면, 너무 잘 그쳐 안타까운 일도 있다.‘김하성은 지난 27일 경기에서 5타수 1안타를 기록한 뒤 4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56] 그를 따라 초록 숲으로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56] 그를 따라 초록 숲으로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입력 2023.03.31. 03:00김옥선, Kevin the Humanist, 2007 무인도에 가게 되면 뭘 가져가고 싶은지 묻는 게임이 있었다. 고등학교 수련회에서 처음 그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해서 쉽게 대답할 수 없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섬의 생태 환경을 상상하고 생존에 필요한 물건들을 하나씩 꼽아보고 우선순위를 정하려 했으니 머릿속이 보통 복잡한 게 아니었다. 어차피 가상의 스토리이지만 생존 게임에 과몰입한 나머지 어떻게든 조난을 피해야겠다는 엉뚱한 다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로 비슷한 게임을 몇 번 해보고 나선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로빈슨 크루소 같은 사람 한 ..

[189] 견양저육 (汧陽猪肉)

[정민의 세설신어] [189] 견양저육 (汧陽猪肉)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2.12.18. 23:30  견양(汧陽) 땅의 돼지고기는 각별히 맛있기로 소문이 났다. 다른 데서 나는 돼지고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이었다. 소동파가 하인을 시켜 견양에서 돼지 두 마리를 사오게 했다. 하인이 돼지를 사러 떠난 동안 그는 초대장을 돌려 잔치를 예고했다. 한편 견양의 돼지를 사가지고 돌아오던 하인은 도중에 그만 술이 취하는 바람에 끌고 오던 돼지가 달아나 버렸다. 난감해진 그는 다른 곳에서 돼지 두 마리를 구해 견양에서 사온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잔치는 예정대로 열렸다. 손님들은 이 특별한 맛의 통돼지 요리를 극찬했다. 이렇게 맛있는 돼지고기는 처음 먹어 본다며 역시 견양의 돼지고기는 수준이 다르다고..

[6] 베개 밑에 넣어두고 싶은 것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6] 베개 밑에 넣어두고 싶은 것 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02.29. 03:00업데이트 2024.03.22. 16:56  떡을 꿈속에고사리 고이 엮어베는 풀베개 餅[もち]を夢[ゆめ]に折結[おりむす]ぶしだの草枕[くさまくら] 가난한 방랑 시인은 꿈에서도 떡을 본다. 저 희고 쫀득하고 몰캉한 것을 딱 한입만 먹어보고 싶구나. 베개 밑에 떡이 있다고 상상하며 잠이 들면 꿈에서라도 떡을 먹을 수 있을 터. 옛날 에도시대 사람들은 해가 바뀌면 베개 밑에 금은보화가 가득 실린 보물선 그림을 넣어두고 돈 많이 벌 꿈을 꾸게 해달라 빌며 잠이 들었다는데, 풀고사리를 엮어 베개로 쓰는 청빈한 시인에게는 더도 덜도 말고 떡 한 점이 그립다. 길 위의 예술가, 바쇼(芭蕉, 1644~..

인천

140년의 공간·이야기 따라 한바퀴… 인문·역사·건축 ‘개항장 파노라마’[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4-08-01 09:00업데이트 2024-08-01 15:55차이나타운 황제의 계단.■ 박경일기자의 여행 - 다양한 관광 콘텐츠… 등잔밑 ‘알짜 여행지’ 인천‘일본인 거류지’ 중앙동서 시작중구청 등 일제 근대건축물 즐비우리나라 첫 호텔 ‘대불호텔’도1978년 헐렸다 전시관으로 재건‘창영동 배다리’매력적 문화공간헌책방 골목 안쪽에 40년 고깃집뜻밖의 공간 발견하는 재미 쏠쏠신포시장‘진짜 노포’ 감성 만끽인천=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완결형 여행을 할 수 있는 도시, 인천여행에 관한 한 인천은 ‘완결형’이다. 거의 모든 완결된 형태의 여행지가 인천에 있다. 도시 여..

말의 행방

말의 행방 소문이 한바탕 지나간 뒤에벙어리의 입과귀머거리의 귀를 버리고서잘못 들으면 한 마리로 들리는무한증식의 말을 갖고 싶었다검고 긴 머리카락과길들여지지 않은 그리움으로오래 달려온 튼실한 허벅지를 가진잘못 들으면 한 마디로 들리는꽃을 가득 품은 시한폭탄이 되고 싶었다길이 없어도기어코 길이 아니어도바람이 끝내 어떻게 한 문장을 남기는지한 마디면 어떻고한 마리면 또 어떨까 천리 밖에서 나를 바라보는야생의 그 말

시는 언어의 사원이 아니다

시는 언어의 사원이 아니다중앙일보입력 2024.08.01 00:21업데이트 2024.08.01 15:30                                                                     성민엽 문학평론가시(詩)라는 한자는 왼쪽의 언(言)과 오른쪽의 사(寺)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언’은 말(언어)이고 ‘사’는 절(사원)이니 시는 곧 말의 절, 혹은 언어의 사원을 뜻한다는 풀이가 매우 그럴듯해 보입니다. 언어의 사원이라고 하면 그것은 신성한 언어, 경건한 언어라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겠습니다.하지만 이 풀이는 오류입니다. ‘寺’라는 글자가 절·사원이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은 기원 전후 중국에 불교가 전래된 이후의 일이고, 言+寺라는 형태의 한자 ‘詩’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