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안부 (2021.12)

폭포의 꿈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3. 11. 16:19

폭포의 꿈

 

나는 폭포를 사랑해

아니 나는 폭포와 같은 사랑을 사랑해

저 단호한 번지 점프

차갑고 정갈한 저 얼굴을

어떻게 일획의 붓으로 하얗게 그리고 말겠어

당신은 꿈으로 웃고 있는데

한 줄기 바람이 와르르

늦은 봄날의 벚꽃 잎으로 화폭을 채우네

손길이 닿지 않는 어드메 쯤에서

나는 다시 당신을 그리네

하늘과 맞닿은 고향을 찾아 거슬러 오르는

수 만 마리의 열목어가 이룩하는

용오름 속에

나는 선녀의 옷을 감춘 나무꾼을 그려 넣네

물구나무서기를 하면

폭포는 하늘을 향해 가는 사다리

나는 폭포를 사랑하네

아니 나는 아무도 모르는 폭포의 꿈을 사랑하네

 

'안부 (2021.1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면벽  (1) 2024.03.22
코에게 묻다  (0) 2024.03.19
사막의 꿈  (0) 2024.03.07
안개  (0) 2024.03.04
모두 안녕  (0) 2024.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