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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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 7

[186] 각곡류목(刻鵠類鶩)

[정민의 세설신어] [186] 각곡류목(刻鵠類鶩)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2.11.27. 23:30    후한의 명장 마원(馬援)에게 형이 남긴 조카 둘이 있었다. 이들은 남 비방하기를 즐기고, 경박한 협객들과 어울려 지내기를 좋아했다. 멀리 교지국(交址國)에 나가 있던 그가 걱정이 되어 편지를 보냈다. 간추린 내용은 이렇다."나는 너희가 남의 과실 듣기를 부모의 이름 듣듯 했으면 좋겠다. 귀로 듣더라도 입으로 옮겨서는 안 된다. 남의 잘잘못을 따지기 좋아하고, 바른 법에 대해 망령되이 시비하는 것은 내가 가장 미워하는 일이다. 죽더라도 내 자손이 이런 행실이 있다는 말은 듣고 싶지가 않다. 용백고(龍伯高)는 돈후하고 신중해서 가려낼 말이 없다. 겸손하고 검소하며 청렴해서 위엄이 있다. 그래서..

고향이 어디세요?

고향이 어디세요?나호열 시인〮· 문화평론가 오래 전 ‘생활문화사’ 강의 시간에 ‘현대문명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소재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소련(지금의 러시아)공산주의가 몰락하고 소련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몽고에 자본주의가 유입되면서 유목민들에게 거의 자급자족의 형태로 영위되었던 목축이 재산 축적의 수단이 되었다는 이야기, 그들이 기르던 양(羊)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초지가 부족해지고 풀이 자라던 지역이 사막화되면서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에도 황사가 심해졌다는 이야기 끝에 몽고 사람들의 주거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아마도 수 천 년 동안 유목민들은 한 곳에 정주하기보다는 게르(Ger)나 빠오(包)라는 이동천막에서 생활하였기에 풀이 있는 곳, 광대한 자연이 그들의 고향이고 집이었던 셈..

사진으로는 경이로운 생명력을 표현하기 어려운 큰 나무

[나무편지] 사진으로는 경이로운 생명력을 표현하기 어려운 큰 나무  ★ 1,239번째 《나무편지》 ★   오늘 《나무편지》에서 이야기할 나무는 사진으로 그 경이로운 생김새를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나무입니다. 경상북도기념물로 보호하는 〈청도 명대리 뚝향나무〉입니다. 뚝향나무는 향나무의 변종으로 위로는 기껏해야 3~4미터 정도 오르는 게 고작이지만, 옆으로 뻗어나가는 가지 펼침은 매우 장대한 나무입니다. 마치 앉아있듯이 낮게 깔린다 해서 앉은향나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북 지역에서 자라는 한국 특산종인데, 오래 전부터 둑을 보호하기 위해 많이 심던 나무여서 뚝향나무라는 이름으로 부르다가 굳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청도 명대리 뚝향나무〉는 효를 극진히 실천한 인물이어서 ‘절효(節孝)’라고 불..

“처음보는 중국 희귀유물 수만점 서울에… 놀랍고 착잡”

“처음보는 중국 희귀유물 수만점 서울에… 놀랍고 착잡” 문화일보입력 2024-07-01 11:40유휘(왼쪽 세 번째) 중국 고궁박물원 연구원이 서울의 다보성 갤러리에서 문징명, 석각의 서화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구팡(〃네 번째) 중국문화예술촉진회 주임과 김종규(맨 왼쪽)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김종춘(맨 오른쪽) 다보성 회장 등이 함께했다. 유선우 촬영·제공■ 중국 고미술전문가들 방한… ‘다보성’소장작품 둘러봐송·명·청대 도자기·서화 등당대 삶 드러낸 고품격 작품8·15뒤 일본인이 남기고 가소장품 단계적으로 공개예정“중국 희귀 유물이 한국에 이렇게 많은 걸 처음 알았습니다. 놀랍기 그지없습니다.”예페이란 중국 베이징 고궁(故宮)박물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28일 이렇게 말했다. 도자기 감정 권위자인 그는..

1933년 개업한 ‘제비’ 다방, 그 주인은 시인 이상이었다

1933년 개업한 ‘제비’ 다방, 그 주인은 시인 이상이었다중앙선데이입력 2024.06.29 00:01업데이트 2024.06.29 06:31근대 문화의 기록장 ‘종로 모던’〈끝〉 종로의 다방조선인이 처음 개점한 다방인 카카듀의 모습을 추정해 표현한 작품. [일러스트 김민호]1936년 1월 『조선중앙일보』에는 이용악의 ‘다방’이라는 시가 실려 있다. 당시 다방이 지닌 아우라를 표현한 시였는데, 아래와 같이 시작한다.바다없는 항해에 피곤한무리들 모여드는다방은 거리의 항구인용에서 시인은 다방을 고단한 삶의 여정에 지친 무리들이 모여드는 항구에 비유하고 있다.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주머니를 턴 커피 한 잔에 고달픈 생각을 위로하는 공간이라고도 한다. 시에 나타난 것처럼 당시 다방은 한편으로 암울한 굴레와도 같았던..

유물과의 대화 2024.07.01

사라진 옛 기차와 철길, 32년 기관사 사진첩에선 오늘도 달린다

사라진 옛 기차와 철길, 32년 기관사 사진첩에선 오늘도 달린다중앙선데이입력 2024.06.29 01:25업데이트 2024.06.29 03:42허정연 기자 28일 철도의 날, ‘철도 덕후’ 류기윤 KTX 기장류기윤 한국철도공사 기장이 KTX 기관실에서 운행 준비를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이 기관차는 딱 봐도 7000호대 초기형 새마을호예요. 후속 모델인 7100호대의 비둘기 도색과 엔진룸 난간이 없으니까요. 7000호대 기관차는 유선형 지붕에 파란색 띠 도색이 특징입니다. 이전까진 일본 기차처럼 지붕이 직각이었다가 미국제 디젤기관차 모습으로 바뀌었죠.”지난 25일 서울역에서 만난 류기윤(52) 한국철도공사 KTX 기장이 눈을 반짝였다. 그의 손엔 철도청 광고가 실린 1973년 10월 22일자 신문이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