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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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놀다 (2022.12)

구둔역에서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11. 22. 16:41

 

구둔역에서

 

어느 사람은 떠나고

어느 사람은 돌아오고

어느 사람은 영영 돌아오지 않고

어느 사람은 끝끝내 잊혀지지 않고

저 홀로 기다림의 키를 세우고

저 홀로 그리움을 아로새기는

저 느티나무와 향나무

구둔역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그 무엇이 된다

눈길 닿는 곳

허물어지고 낡아가는 그 무엇의 주인공이 되어

쿵쿵 가슴을 울리며 지나가던 청춘의 기차를

속절없이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다가 나는 누구의 구둔역인가 속말을 되뇌어보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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