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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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놀다 (2022.12)

안녕, 베이비 박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11. 4. 13:43

 

안녕, 베이비 박스

 

안녕

이제 떠나려 해

혹한과 눈 폭풍 속에서도

서로의 황제가 되었던

짧은 며칠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부화를 꿈꾸는 돌을 닮은 생명

난 뒤돌아보지 않아

이제 저 푸르고 깊은 바다로 갈꺼야

나의 몸부림이

멋진 자맥질이라고 오해하지는 마

봄이 오면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다시 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

뒤돌아보지 않으려 해

너의 얼굴을 기억하지 않으려 해

부디 짧은 추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지금 너무 느리게 걸어가고 있을 뿐

나의 베이비 박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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