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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놀다 (2022.12)

탑이라는 사람-선림원지 3층 석탑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11. 19. 14:39

 

탑이라는 사람

-선림원지 3층 석탑

 

 

해서는 안 될 말들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말들을

강심을 알 수 없는 마음에 던져놓기 수 백 년

그 말들이 굳고 단단해져

허물 벗듯 육탈肉脫하기

또 수 백 년

바람이 마름질하고

달빛이 갈아낸 말들은

폐허의 정적에 우뚝 서 있다

이제는 무너질 일만 남은 고독한 사내

심장의 박동이 묵정밭에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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